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오늘(7일)까지 아주 특별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 내년 여름휴가도 기약하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를 통해 '금의환향'한 원 지사에 대해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는 없었다. 출범 초기 이미지 정치로 상종가를 기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3년여 동안의 도정운영에 대한 비판만 무성했지, "잘하고 있다"는 호의적인 평가는 조금씩 자취를 감춰버렸다. 사사건건 시비가 있을 수는 있지만 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6월 전국 17개 광역 시도지사가 임기 초에 비해 지역주민들의 지지를 어느 정도 확대했거나 잃었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2014년 6·4지방선거 득표율 대비 2017년 5월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의 증감 정도를 나타내는 '주민지지확대지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원 지사는 60.0%에서 47.3%로 낮아지며 10위(78.8점)에 이름을 올렸다. 전남지사였던 이낙연 총리와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빠지면서 사실상 15명 중 10위로 하위권에 머문 셈이다. 여론조사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시각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인용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원 지사는 임기 4년 중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원 지사는 도민과의 소통 및 정책 홍보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방식의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현장도지사실 운영은 물론 각종 행사 참석과 자원봉사 참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발로 뛰는 도지사를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각종 언론매체 및 SNS상에는 원 지사의 활동내역이 가득하다.
이에 대해 도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보여주기식 도정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하다.
원 지사에게 있어 내부환경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가운데 보수세력이 양분된 중앙정치권도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너무 앞서나간다고 치면 '외우내환'이다.
그렇다고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원 지사 스스로 과거 출범 당시 가졌던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성을 갖고 도민을 향해 다가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하루 남은 휴가 기간 원 지사는 많은 것을 고려하고,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결정을 내리게 된다. 며칠 새 달라질 것은 없지만 원 지사는 예전과 분명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도민사회의 비판여론은 피할 수 없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도민을 향해 설득하고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원 지사 앞에 놓여 있는 적지 않은 과제들, 원 지사 스스로 과제들을 5대 역점프로젝트로 관리하고 있다. 도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생활쓰레기, 상하수도, 부동산 투기억제 및 주거복지정책,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제주의 지속성장을 위한 난개발 방지와 투자정책, 질적관광과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산업 등이다. 그런데 5대 역점 프로젝트 중 일부는 난관에 봉착하면서 오히려 도정운영에 있어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족쇄는 누가 풀어줄 수 있지만 스스로 풀 수도 있다. 지금부터 310일 남았다. 상대가 누구냐 하는게 중요하지 않다. 도민들만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조상윤정치경제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