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사람](11) 변종태 계간 문예 다층 편집주간

[책과사람](11) 변종태 계간 문예 다층 편집주간
"지역문학 첨단 걷는 구심점으로…"
  • 입력 : 2017. 08.11(금) 00:0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변종태 계간 문예 다층 편집주간은 결호없이 이어져온 '다층'을 통해 지역문학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진선희기자

1999년 봄 창간 이래 74호까지 "중앙·지방문단 구도를 깨보자"
전국 계간지 편집자회의 제안 도서출판 다층은 시집 등 꾸준


언 땅 뚫고 푸른 싹이 올라오던 계절에 탄생했다. 1999년 봄, 창간호가 묶였다. 그 해 제주에서 '전국 계간 문예지 편집자 회의'가 열린다.

제주에서 만들어지는 문예지인 '계간 문예 다층'. 구제금융 여파가 채 사그라들기 전에 세상 밖으로 나온 다층은 이번 여름호까지 결호없이 74호를 냈다.

다층은 우리나라의 문학이 중앙(서울)에 집중되며 지방은 변두리로 여겨지는 인식을 깨보자며 창간됐다. 다층의 제안으로 시작된 전국 계간 문예지 편집자 회의도 지역 문학은 그 자체로 가치와 위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알리는 자리였다.

제주에서 등단한 문인들을 위한 지면이 없는 점도 다층 창간을 이끌었다. 지역 문인들이 문예지에 신작을 내놓고 교류하며 힘을 키워보자고 했다.

다층 봄호는 10년 넘게 서울에서 제주까지 신춘문예 당선자 신작 시 특집을 꾸미고 있다. 신춘문예 수상자들이 당선 이후 처음 원고 청탁을 받는 곳이 다층인 셈이다. 이 특집을 통해 지역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저력을 발견해왔다. 겨울호는 올해의 시와 시조를 선정해 소개한다. 새로운 연재물인 '시로 떠나는 제주풍경'을 통해선 제주 땅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1990년 결성된 다층 문학동인이 계간 다층을 낳았다. 계간 다층은 도서출판 다층의 출발이었다.

제주대 교수였던 윤석산 시인의 제자들을 주축으로 꾸려진 다층문학동인은 지금도 1주일에 한번씩 시를 쓰고 합평회를 한다. 제주를 떠난 동인들은 서울에서 합평회를 갖는다.

도서출판 다층은 문예지 발간만이 아니라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해왔다. 다층시인선, 다층이 만든 시집 등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다층시인선(다층현대시인선)은 정찬일의 '죽음은 가볍다'로 시작해 지금까지 158권이 발간됐다. '총체시의 창출'이라는 다층의 이념에 맞춰 가려뽑으며 낸 시집들이다. 문화일보 신춘문예 출신 이기와 시인의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는 2001년 출간 당시 숱한 화제를 뿌렸고 제주 양전형 시인의 '허천바레당 푸더진다'는 2015년 책읽는 제주시의 한 책으로 정해졌다.

다층이 만든 시집은 그에 비해 문이 넓다. 등단이라는 문턱을 넘지 않았더라도 밤잠을 설쳐가며 쓴 이들의 시를 엮어준다. 그 시를 평가할 몫은 독자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변종태 시인은 계간 다층 창간호부터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문예지 발간에서 도서출판 다층의 출간 사업까지 그의 손을 거친다. 제주시 이도2동 다세대주택 건물 1층에 자리잡은 다층 사무실 현판을 직접 나무에 새겨 걸어놓은 변 주간은 "제주에 기반한 문예지로서 지역 문화, 문학의 첨단을 걸으며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8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