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매운맛의 장점과 단점

[건강 플러스]매운맛의 장점과 단점
  • 입력 : 2017. 08.18(금)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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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지쳐 식욕이 떨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입맛을 돋우려고 매운 맛을 찾곤 한다.

사실 우리가 음식을 통해 미각세포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으로 다섯 가지가 있다. 매운맛은 미각으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아니라 혀와 입안의 점막이 고통을 느끼는 자극, 즉 통각으로 느끼는 '통증'이다. 통증이 인지되면 우리 뇌에서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자연 진통제인 엔돌핀을 분비하게 된다. 엔돌핀은 통증을 완화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 쌓인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풀어주는 효과가 있는데, 바로 이런 효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매운 음식에 중독되기도 한다.

매운맛에는 크게 고추냉이(와사비)나 겨자, 마늘, 양파에서 느껴지는 휘발성 매운맛과 고추, 생강 등에서 느껴지는 비휘발성 매운맛이 있다. 휘발성의 경우 매운맛이 유지되지 않지만 비휘발성의 경우 매운맛이 장시간 혀에 남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식품에 포함되어 있는 매운맛 성분에는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capsaicin), 마늘, 양파 등에 함유되어 독특한 향과 알싸한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allicin), 코 끝을 간질거리는 후추의 짜릿한 매운맛 성분, 피페린(piperine)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피페린은 후추 열매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고추나 강황에도 들어있는 성분이다. 매운맛 정도는 1912년 미국의 화학자이자 약사인 윌버 스코빌이 개발한 스코빌 지수(Scoville heat unit, SHU)를 주로 사용하는데, 매운 음식에서 캡사이신을 추출하고 설탕물을 조금씩 넣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설탕물을 넣어야 매운맛을 느끼지 못하는지를 측정하여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피망과 같이 캡사이신이 없는 고추는 스코빌 지수가 0이며, 시판 중인 매운 라면은 1300~2700 SHU, 청양고추가 4000~1만2000 SHU, 순수 캡사이신은 1500만~1600만 SHU 정도의 매운맛을 갖고 있다.

소량의 매운맛 성분은 혈관을 확장하고, 소화액 분비와 장운동을 촉진해 소화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할 경우 위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고, 설사, 항문질환, 역류성 식도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캡사이신이 체지방을 연소하고, 에너지 대사를 촉진한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매운맛이 식욕을 자극하고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과식을 유발하여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지친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정도의 매운 음식 섭취라면,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유불급. 엔돌핀에 취해 멈출 때를 잊지는 말기를 바란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집중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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