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노석미 지음)=책장을 펼치면 고양이와 함께 잠들어 있는 듯한 아이가 등장하는 그림 옆에 이런 글자가 쓰여있다. 좋아해. 뒷장을 넘겨도 그렇다. 강아지와 달리기를 하고 작은 거북이랑 놀고 송아지에게 여물을 주는 아이 옆에 '좋아해'가 나타난다. 왼쪽 면에는 그렇게 '좋아해'세 글자만 적혀있고 오른쪽 면은 노란 색채로 물든 그림을 싣고 있다. '좋아해'라는 한마디 외에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는 풍경이 평화롭고 따스하다. 사계절. 1만3000원.
▶직녀와 목화의 바느질 공방(장순일 글·그림)=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동네에 사는 어린이 목화, 하늘에서 옷감 짜는 일을 하다 정년퇴직한 직녀의 만남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느질을 좋아하는 목화는 공방을 낸 직녀와 더불어 자투리 천과 헌 옷가지를 재활용해 철 따라 달라지는 바느질 솜씨를 보여준다. 이들이 만든 바늘꽂이, 방수 돗자리, 앞치마, 장갑 등 완성된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한 뒤 재료나 도구, 만드는 방법을 알기 쉽게 담았다. 고인돌. 1만3000원.
▶소크라테스는 한번도 죽지 않았다(이양호 지음)=하나의 완결성을 갖춘 원문을 통으로 읽으며 대화를 통해 고전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변론'이 그 대상이다.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신을 믿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고발당한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앞둔 세 시간 동안 아테네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범식이, 캐순이, 뭉술이가 '변론'을 읽고 현재와 과거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평사리. 1만3000원.
▶그 소문 들었어?(하야시 기린 글, 쇼노 나오코 그림, 김소연 옮김)=왕이 되고 싶은 금색 사자는 왕위 후보에 오른 은색 사자가 거슬린다. 그래서 은색 사자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 거짓 이야기를 꾸며낸다. 동물들은 처음엔 믿지 않았다. 하지만 너나없이 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진짜처럼 믿게 된다. "그 소문 들었어?"라며 이쪽저쪽 이야기가 옮겨지고 갈수록 부풀려진다. 하나의 이야기가 커다란 소문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천개의바람. 1만원.
▶오, 나의 푸드트럭(제니퍼 토레스 지음, 김선영 옮김)=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스테프네 가족은 푸드 트럭에서 음식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스테프는 수업이 끝난 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신을 데리러 오는 아빠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친구들 앞에서 할라페뇨와 식용유 냄새가 진동하는 아빠의 푸드 트럭을 보여주는 일이 창피하기 때문이다. 사춘기 소녀를 주인공으로 아메리칸드림의 허상과 이민자 가정의 불안한 삶이 펼쳐진다. 라임. 9800원.
▶레고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에린 헤이거 지음, 페이지 개리슨 그림, 배블링 북스 옮김)=레고는 단순히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뛰어넘었다. 책, 영화, 만화, 비디오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레고는 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을까. 덴마크 시골 마을의 목수였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 등 3대가 세 번의 화재를 겪으며 지금과 같은 레고 블록이 탄생하는 과정을 들려준다. 두레아이들. 1만1000원. 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