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 제주형 대중교통, 최적안인가?] (1)프롤로그-국내·외 대중교통 선진지의 교훈

[연속기획 / 제주형 대중교통, 최적안인가?] (1)프롤로그-국내·외 대중교통 선진지의 교훈
日 오사카 '민·관협력 시스템'으로 대중교통 활성화
  • 입력 : 2017. 11.20(월) 2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울특별시 서울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중교통 중앙우선차로제 모습. 사진=특별취재팀

사기업이 노선·교통상품 개발하면 반영
주차장 유료화… 불법 주·정차 강력 단속
서울, 대중교통체계 개편 나름 성공 불구
시민에 막대한 부담 안기며 '양날의 검'
제주 대중교통체계 개편 후 우려 잇따라


제주는 관광객이나 도민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한 곳이다. 제주는 관광객과 도민을 포함해 유동 인구가 한 해 1500만명이 넘는 국내·외 대표적인 관광지인데도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턱 없이 부족하다. 관광객들 사이에선 "제주를 여행하려면 렌터카를 빌려라"는 얘기가, 도민들 사이에선 "차라리 자가용을 장만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온다. 렌터카는 올해 처음으로 3만대를 넘어섰고, 가구 당 차량 보유대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25대에 달한다. 제주도가 급기야 십 수년만에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했지만 문제점은 수두룩해 보인다. 해법이 될지도 미지수다. 이에 본보는 대중교통 선진지를 찾아갔다. 그 곳에서 제주가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고, 제주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되짚었다.

일본 오사카시의 대중교통 버스 정류장.

제주도는 2010년대로 접어들며 이주민과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차량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1년 제주도 전체 25만7000여대였던 자동차가 2017년 6월 30일 현재에는 48만2865대(역외세입차량 12만815대 포함)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로 인해 제주도 곳곳에서는 유례없는 교통정체현상과 더불어 사고도 늘고 있다. 또 주차난도 가중되면서 행정당국은 불법 주·정차 문제에 행정력과 예산을 허비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에 제주도는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30년 만에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8월 시행된 제주형 대중교통체계는 제주도 전역을 시내버스화해 현행 동지역과 일부 읍·면지역에 운행하던 시내버스를 모든 지역으로 확대하고 동일한 시내버스 요금, 대중교통 중앙우선차로제 도입 등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제주자치도는 급행노선을 신설하고, 관광지 순환형 버스도 새로 만들었다. 특히 버스 준공영제를 위해 버스를 확충하고, 운전원도 대거 채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교통난을 오히려 가중시킨다는 지적과 애초 렌터카 이용이 많은 관광지라는 지역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가용 억제책을 추진하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버스 준공영제에 소요되는 비용이 신교통수단(트램 등) 도입 비용보다 많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저상버스로 운영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대중교통은 세계적으로도 이용률이 높고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오사카시와 교토시 등 간사이 지방에서는 '간사이 스루패스' 한 장이면 오사카와 교토, 고베, 나라 등 간사이 전 지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행정이 정책을 주도하지 않고, 사기업이 직접 노선과 '교통상품'을 개발해 이를 반영하는 '민·관 협업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형적으로 지하철 도입이 어려운 제주에서 고려할 수 있는 트램도 운영되고 있으며, 저상버스 등 교통약자를 위한 정책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대중교통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일본의 주차 정책이 꼽힌다. 강력한 불법 주·정차 단속과 함께 시내 모든 주차장을 유료화하고, 차고지에 대한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불법 주차를 찾아볼 수 없다.

한라일보는 이 같은 일본 간사이 지역의 대중교통 정책과 방향, 시스템 등을 조명해 제주의 대중교통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서울특별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 버스 준공영제와 버스 전용차로제를 단행한 곳이다. 서울시가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해 나름의 성공을 거두자 나머지 지자체들도 앞다퉈 서울시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제주도가 지난 8월말 실시한 대중교통체계 개편도 서울시와 많이 닮아 있다. 버스준공영제는 지자체에게 막대한 재정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때문에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했다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본보는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면서 버스 이용률과 시민 만족도 등이 얼만큼 향상됐는지를 살폈다. 또 막대한 재정을 지원 받는 버스 회사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확인하고 서울시의 사례가 던지는 시사점을 고찰했다. 반대로 버스준공영제와 대중교통우선차로제 실시 후 많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인천시 사례를 취재해 제주가 경계해야 할 점을 돌아봤다. 특별취재팀=표성준·이상민·송은범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19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