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제주제일고 우정학사. 사진=한라일보 DB
경쟁하며 우정쌓던 ‘소통의 장소’로 기억규칙적인 생활습관과 돈독한 관계형성은 ‘선물’
부영그룹이 학교발전과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무상기증한 '우정학사'는 제주지역 학생들의 '인재 양성'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이곳은 동고동락하던 학생들의 추억이고, '꿈'을 보듬고 키워준 둥지였다. 그리고 '우정학사'를 떠나 당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졸업생들은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향한 도약의 준비를 하고 있다.
'우정학사'를 거친 졸업생들은 친구·선후배와 돈독한 우정을 쌓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형성한 것을 가장 큰 선물로 여겼다. 친구들간 선의의 경쟁도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어서 큰 힘이 됐다.
제주제일고 졸업생 김석현(서울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씨는 "성적순으로 우정학사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래서 성적에 대한 자극을 받는다"며 "공부를 안하고 싶어도 옆에서 같이 해주니까 공부할 의지도 생기고 자신이 좀 게으르다 싶어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돼 능률적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귀포고 우정학사 전경.
서귀포고 졸업생인 현승화(고려대 전기전자공학과 1학년)씨도 '우정학사'를 "3년간 공부를 했던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준 공간"이라며 기숙사생들끼리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도 하고, 선배들은 후배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는 등 서로 더 가까워지는 소통의 장소로 기억했다.
부영그룹이 2000년 건립해 서귀포고에 기증한 '우정학사'는 현재 기숙사가 아닌 도서관, 자습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귀포고 모든 학생들에게 개방된 곳이지만 학교 기숙사인 청람재와 2층 연결복도로 연결돼있어 기숙사 학생들에겐 밤낮으로 향학열을 불태웠던, 보다 친숙한 곳이다.
새벽에도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정해진 시간이 항상 아쉬웠다는 현씨는 "친구들과 사감선생님 생일 파티를 해드렸던게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고 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개발을 하며 환경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현씨는 오는 여름방학에 모교를 찾아 기숙생활을 하는 후배들의 진로·고민 상담을 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우정학사는 고교 3년의 에너지였다"
오현고 졸업생 김대훈씨"지리학 더 공부하고 싶어"
올해 오현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대훈씨(서울대 지리학과 1학년)는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3년 내내 '우정학사'에서 키운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열심히 공부중이다.
오현고 '우정학사'는 부영그룹이 2001년 신축해 기증하면서 지난 16년동안 수많은 인재들이 거쳐갔다. 덕분에 '명문 사학으로서의 오현 전통 계승'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친구들끼리 오현고 가면 우정학사 들어가야지 않겠느냐는 말을 한다"는 김씨의 말처럼 우정학사는 인기가 높다.
오현고등학교 우정학사 전경.
그는 '우정학사'를 '3년의 에너지'로 회상했다. "고등학교 3년이 어쩌면 청소년기에서 가장 힘든 시기인데, 그 시기를 여러 친구, 선후배들과 함께 함으로써 힘들었던 수험생활에 큰 위안이 됐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정학사는 저에게 '에너지'같은 곳이었어요."
마음껏 돌아다닐 수 없고,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는 우정학사 생활에서 활력소는 '수다'였다. 김씨는 "시험기간에 공부를 하다보면 힘든데 그럴때마다 친한 친구들끼리 방에 모여서 고민상담도 하고 밤 늦게까지 수다도 떨면서 스트레스를 푼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친구, 선후배와의 돈독한 관계 형성은 김씨가 '우정학사'에서 얻은 최고의 선물이다. 김씨는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생활패턴을 잘 잡을 수 있고, 친구들과 서로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자극도 많이 받는다"며 "무엇보다 선배들이 진로나 고민을 잘 들어줘서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친구, 선후배들과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고 동시에 공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우정학사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후배들에게 추천의 말도 남겼다.
지리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앞으로도 관련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는 연구하는 걸 좋아하니 교수, 학자, 연구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