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박물관 최초로 관람객 3300만명 돌파 '명성'
소장자료 4만1000여점 특별전시 등 다양한 행사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이름처럼 제주의 민속과 자연을 한데 응축해 놓은 이 곳은 이제 국내 유수 박물관을 손꼽을 때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됐다. 1984년 5월24일 제주시 일도2동 삼성로에 문을 연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지난 5일 국내 공립박물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누적관람객 3300만명을 돌파했다. 그 지역을 알려면 박물관을 먼저 찾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제주를 잘 모르겠다면, 제주로 관광을 왔는데 제주를 먼저 제대로 알고 싶다면 하루 빨리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 가볼 것을 권유한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국내 공립박물관 중에서는 세번째로 역사가 깊은 곳이다. 34년이란 세월동안 박물관은 방대한 제주 자료를 축적했다. 5월 현재 박물관의 소장 자료는 고고미술품, 옷, 무기, 공예품, 동식물, 신앙의례 자료 등 4만1183점에 이른다. 이중 4465점은 기증 받은 것이다. 수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에 힘 입어 박물관이 꾸려지고 있다. 다만 4만 여점의 소장 자료 중 역사·자연·인문학적으로 가치가 비교적 높은 3768점이 박물관에 전시돼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자연사전시실
각 전시실과 체험관 등의 특징을 먼저 알고 가면 박물관을 관람하기가 보다 수월하다. 박물관은 ▷제주상징관 ▷자연사전시실 ▷제1민속전시실 ▷제2민속전시실 ▷해양종합전시실 ▷야외전시장 ▷제주체험관 ▷특별전시실로 나뉜다.
제주상징관에서는 제주를 대표하는 한라산과 옛 제주인들이 사용한 나무절구, 설문대 할망과 삼성신화를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자연사전시실은 지질관, 육상생태관으로 구분됐다. 지질관에서는 제주의 형성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화산 분출물과 용암동굴 생성물도 전시돼있다.
육상생태관에서는 주요 식물을 검색할 수 있는데 해안습지대, 상록수림대, 낙엽수림대, 침엽수림대, 관목림대(백록담 일대) 등 5개 영역으로 구분해 주요 동식물의 생태적 습성과 서식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제1·2민속전시실에는 제주인의 일생, 초가, 칠머리당영등굿를 중심으로 한 민속자료와 함께 의·식·주와 관계된 일상생활 자료, 제주의 농업, 사냥, 목축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전시돼있다. 해양종합전시실에서는 길이 13m의 브라이드 고래 골격을 비롯해 대형어류 표본, 연산호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야외전시장에는 돌을 가공한 생활 용구와 석구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제1민속실
체험관은 말 그대로 제주문화를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주 갈옷을 입어 볼 수 있고 물허벅·돗통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별전시설은 시기별로 일정한 주제를 갖고 관람객과 만나는 공간이다. 개관 이래 지금껏 수백 차례의 특별전시가 진행됐다.
지금 박물관을 가면 서귀포시 강정동 윤경노(97)옹이 기증한 생활유물을 선보이는 '강정 윤씨 일가의 옛 생활을 보다' 특별전을 관람할 수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를 거쳐 21세기로 이어지는 시대적인 배경, 지난했던 제주 역사 안에서 제주인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기 쉽게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월31일까지 계속된다.
8월부터는 '제주도 꽃'과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제주도 꽃 특별전시에서는 제주 식물의 잎, 꽃, 열매 표본과 현미경 사진이 나오고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 특별전시에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구술, 유품 등이 전시된다.
관람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할 수 있다. 다만 7월1일부터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관람시간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로 30분 단축된다. 또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소장자료 훈증 소독을 위해 문을 열지 않으니 미리 알고 있어야 헛걸음 하는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