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애의 한라칼럼] 대인관계 갈등이 심할 때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

[우정애의 한라칼럼] 대인관계 갈등이 심할 때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
  • 입력 : 2018. 05.22(화) 00:00
  • 김현석 기자 hallas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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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계절의 여왕 5월이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여왕다운 화창하고 화려한 날씨가 며칠이나 됐는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아쉬움을 남기며 지나고 있다. 아쉬움은 계절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매체를 보다보면 6·13선거를 앞둔 탓에 후보자간 갈등관계 상황을 접하게 되고 도민 입장에서는 누굴 선택하기도 전에 씁쓸한 아쉬움부터 맛보게 된다. 갈등은 개인부터 집단까지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없애려는 노력 역시 늘 존재해야 한다.

상담의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갈등상황을 호소한다. 관계에서 갈등의 원인은 크게 나에게 있거나 아니면 상대에 있게 되고 이 두 개가 서로 서로 상호작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인관계 갈등으로 고민이 되는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계에서 힘든 것과 내면의 힘든 것이 함께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면의 힘든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왜냐하면 관계에서 힘든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대방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내면의 힘든 것은 나 혼자 스스로 해결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우리는 자신을 바라보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다. 상대의 불편한 점을 먼저 보게 되는 지점에서 갈등 해결을 시작하게 되므로 결국은 상대 잘못으로 끝나고 만다. 또 흔히 선택하는 방법으로 갈등을 잘 정리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덮어 두고, 외면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해결방법이 아니다. 덮어둔 갈등은 시시때때로 올라와 자신을 구속하게 될 것이고, 결국 타인이 아닌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힘은 바로 덮어 두기보다는 내면의 불편한 점을 끄집어내어 살펴보고 바라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마치 겨울에 내린 눈이 어둠 가득한 밤이 아니라 밝고 환한 햇살에 드러나야 녹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면의 불편함을 명확히 알아차리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보자. 기혼자라면 흔하게 경험하는 부부싸움을 하고난 후 화해를 청하게 될 때, 그때는 내가 좀 예민해 있었어, 그땐 내가 다른 불편한 마음이 있어서 발끈하게 된 거야, 화가 난 상태에서 당신이 왠지 나를 우습게 보는 것처럼 들렸어, 등등 지나고 보면 대부분 자신의 상태를 얘기하며 화해를 청하게 된다.

위 예를 보더라도 갈등해결을 위해 먼저 자신의 내면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돼야 함을 알 수 있는데 간혹 내면의 불편함속에 자신도 모르는 열등감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꼭 상담을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 내면문제를 볼 수 있게 되면 대인관계 갈등을 해결할 자원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일상을 전심전력으로 매진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것이 대인관계 갈등의 주된 원인이었을 경우 대인관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러니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의 존재로 인해, 그 사람의 간섭과 통제로 인해 어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하다면 그 사람을 배제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내면의 고통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 되면 의외의 곳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모든 심리적 고민의 해결 방안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자연의 혜택을 받는 제주의 5월이 지나가는 요즘, 내면의 불편함을 살펴보고 자연 속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야생화를 바라보며 갈등으로 혼탁해진 불편함을 날려보자. 이럴 수 있어 우리 제주가 아니던가.

<우정애 한국상담학회·제주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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