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14년이후 서울 등과 비슷
올해 PM2.5 기준 미·일수준 강화비 잦은 7~8월 자연정화능력 최대
올해 장마철은 큰 비피해 없이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양상이다. 올 장마기간 평균 강수량은 240여㎜로 평년에 비해 100㎜이상 적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장맛비로 인해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우리들 삶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 등에 대해 제주대학교 환경보건센터 연구위원 송정국 교수(제주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우리나라가 환경기준을 두고 관리하고 있는 대기오염물질은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납, 벤젠, 그리고 미세먼지(PM10과 PM2.5)까지 모두 7가지 물질이다. 대기오염물질들은 황사나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현상에서도 발생하지만 대부분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부터 기인된다. 불의 사용으로 시작된 대기오염은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에 1차적 원인이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세먼지'라고 말하면 '대기오염'의 뜻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이것은 1990년대 들면서 전 세계 각지에서 이뤄지는 대기오염 관련 연구의 초점이 미세먼지에게 맞춰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세먼지는 오늘날 대기오염물질의 대명사이고,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세먼지에 흡착돼 있는 건강위해물질들을 살펴보면 우선 각종 중금속은 독성 물질이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며, 직화구이의 단백질 연소시 발생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는 그 자체가 발암물질이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에는 황산염, 질산염, 중금속 등의 성분이 상대적으로 높고 폐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에 미세먼지(PM10)보다 더 유해하다.
또 초미세먼지 상당량은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암모니아(NH3) 등이 대기 중의 특정 조건에서 반응해 2차 생성된다. 다시 말하면 공장 매연의 아황산가스(SO2)와 교통량 많은 대로변 자동차 배기가스의 이산화질소(NO2)가 산화과정을 통해 대기 중에서 황산염과 질산염으로 변환되는데, 이것들이 초미세먼지의 구성 성분인 것이다. 따라서 초미세먼지는 일사량이 많고 고온이면서 바람이 약한 날(공기 중으로의 희석이 덜해지면) 더 심해진다.
올 봄(3월 27일)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연평균 기준이 25에서 15로 낮춰지면서 미국과 일본 같은 수준으로 강화됐다. 여전히 WHO 기준보다는 완화된 것이지만 결코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9월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의 목표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이다. 이것이 성공한다 해도 2022년 서울의 초미세먼지를 18로 예상하고 있어, 그 이상의 감축이 있어야 맞출 수 있는 그런 수준인 것이다.
전 세계 대도시 중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둘 다 WHO 미세먼지 연평균 기준치를 만족시키는 경우는 흔치 않다. WHO의 가장 최근 자료를 보면 호주 시드니,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도,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 스톡홀름 정도로 찾아지는데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도 미세먼지 21, 초미세먼지 14로 둘 다 기준치를 넘겼고, 런던은 21과 11로 아깝지만 역시 두 기준치에 맞지 않았다. 스위스 제네바는 미세먼지는 20으로 충족됐지만 초미세먼지가 15라서 기준치를 넘겼다. 부자나라라고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 에미리트도 수도인 리야드와 아부다비를 보면 미세먼지는 240, 150, 초미세먼지는 69, 61로 매우 높다.
과거 20년 동안 대한민국 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졌다. 공개된 기록은 1995년부터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서울의 미세먼지는 78로 제주보다 39만큼, 정확히 갑절정도 나빴다. 그러던 것이 2014년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과 같은 대도시들의 미세먼지가 제주보다 더 좋아지는가 싶더니, 2016년 현재는 제주와 대한민국의 주요 대도시들이 거의 비슷한 양상이 됐다. 그동안 제주는 '공기가 좋은 곳'이었다. 인구밀도가 높지 않고, 화석연료를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공단이 없는데다가 사방으로 바람이 불어대는 섬 특성상 대기 중 오염물질이 쉽게 희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제주는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별 배출량에 대한 추이를 분석하고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선박과 비행기, 소각장과 같은 주요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해 교통, 도시, 관광, 농수축산 등의 다부문 협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비가 많이 오는 7~8월에 가장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대기의 자연 정화 능력이 제대로 실력 발휘가 되는 시기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대기오염물질들은 같은 도시 안에서도 발생원과의 거리에 따라 농도 차이가 크지만 이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실내외 균질하게 분포돼 별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개인차원의 공기청정기나 미세먼지 마스크가 아닌 제주 전역에 고루 내리는 비를 기다리는 것이고, 시의성 있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미세먼지 영향… 마스크 생산 갑절 증가
식약처, 2017년 의약외품 생산실적 발표
미세먼지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와 눈을 보호하기 위한 제품 생산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국내 의약외품 생산실적이 1조 4703억원으로 2016년(1조 9465억원) 대비 24.5%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의약외품 수출은 3958억원(3억 5008만달러), 수입은 2087억원(1억 8,457만달러)으로 무역흑자(1871억원)가 2016년(1713억원)대비 9.2% 증가해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생산실적이 감소한 것은 그 동안 의약외품 분야에서 약 20%를 차지해 온 염모제, 탈모방지제, 욕용제, 제모제 등 4종의 제품군이 화장품으로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외품 시장의 주요 특징은 ▷콘택트렌즈 관리용품, 보건용마스크와 같은 미세먼지 관련 용품의 생산실적 증가 ▷의약외품 수출시장 다변화 ▷치약제, 내복용제제 등 상위 5개 품목이 생산실적 대부분 차지 등이다.
보건용마스크 등 마스크 생산실적은 381억원으로 전년(187억) 대비 103% 증가했으며, 렌즈세척액 등 콘택트렌즈 관리용품은 125억원으로 전년(55억원) 대비 127% 증가했다. 최근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호흡기, 눈 등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제품 수요가 커진 것이 생산실적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정용 살충제와 감염병 예방용 살균소독제 생산실적도 증가했으며, 메르스 유행(2015년), 지카 바이러스 국내 유입(2016년) 등으로 개인위생과 방역에 대한 관심을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2394만달러, 47.2%), 태국(1809만달러, 60.1%), 러시아(456만달러, 50.9%), 파키스탄(162만달러, 127.1%)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의약외품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식약처는 강조했다.
국가별 수출은 중국(907억원, 8024만달러)이 1위를 차지했으며, 베트남(550억원, 4865만달러), 방글라데시(519억원, 4587만달러), 일본(466억원, 4125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생산실적 상위 5개 품목군은 치약제(4957억원, 33.7%), 내복용제제(2963억원, 20.2%), 생리대(2608억원, 17.7%), 붕대·반창고(1255억원, 8.5%), 가정용 살충제(933억원, 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동아제약(2727억원)이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섰고 엘지생활건강(2443억원), 유한킴벌리(1085억원), 애경산업(1008억원), 아모레퍼시픽(88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업체의 생산실적은 전체 생산실적의 55.4%를 차지했다.
국내 생산실적 1위 품목은 2016년과 동일하게 동아제약(주)의 '박카스디액'(1408억원)이었으며, '박카스에프액'(909억원), '메디안어드밴스드타타르솔루션치약맥스'(576억원), '페리오46센티미터굿스멜링치약'(498억원)이 뒤를 이었다. '박카스에프액'과 '박카스디액' 두 품목의 생산액은 2317억원으로 전체 의약외품 생산의 15.8%를 차지했다. 조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