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 등 유발치료는 증상호전 아닌 합병증 예방약물요법·생활습관 개선 병행돼야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중 총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증가하거나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통용되는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은 모두 이상지질혈증에 속한다.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우리나라 인구의 5명 중 1명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위험성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1079만명에 이른다. 제주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유소연 교수의 협조로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혈액 속에 들어있는 지방질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유리지방산 등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을 형성하는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호르몬을 합성하는 재료가 되고, 담즙산의 원료가 된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져 혈액을 타고 이동하면서 근육, 지방 등에 전달된다. 중성지방은 주로 음식물에서 소화 흡수된 지방산에서 만들어져 혈액을 통해 이동하면서 다른 조직에 에너지원으로 제공되고 남은 것은 간에 저장된다. 이러한 지질성분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액 내에서 이동을 하려면 지단백이라고 하는 물질에 의해 둘러싸여야 한다. 지단백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밀도 지단백(LDL)과 고밀도 지단백(HDL) 2가지가 중요하다. 저밀도 지단백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쌓여 죽상경화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하지만 고밀도 지단백은 혈관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므로 HDL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자기혈관 숫자란 혈관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로, 올바른 생활습관 실천과 자기혈관 숫자알기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당장의 증상 호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게 지속될 경우 혈관 내에 죽상경화증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의 질환이 발생한다. 또 중성지방이 높을 경우 급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의 진단 및 치료 여부는 혈청지질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심혈관 질환 위험수준 등을 고려해 정한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된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치료 여부를 정해야 한다. 혈청 지질검사 결과지에 제시돼 있는 정상 참고치를 벗어났다고 해서 모두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혈청 지질은 LDL 콜레스테롤로,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적극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협심증이 있거나 과거에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 말초동맥질환, 증상이 동반된 경동맥질환,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는 위험요인의 개수와 상관없이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상지질혈증의 치료는 적절한 약물요법과 생활습관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약물요법은 치료의 핵심으로 주로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 널리 쓰인다. 이 약제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LDL 콜레스테롤을 낮춤으로써 생기는 심혈관 질환 감소 효과가 뚜렸하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소화장애, 속쓰림, 복통 등으로 4% 정도에서 나타나며, 간독성과 근육독성은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 최근 스타틴이 당뇨병 신규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스타틴 복용 후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에도 약제를 중단하는 것보다 운동, 체중조절,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을 진행하면서 스타틴 복용을 계속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 금연 등의 치료적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은 이상지질혈증 예방 및 치료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상지질혈증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금연이 중요하며, 식사습관 및 운동습관의 개선이 이상지질혈증 위험도 감소 및 치료에 중요하다. 적정 수준으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에너지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고, 포화지방산 및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 환자에서 적절한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교정 후에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화 된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경우에 약물요법을 중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치료 이전 상태로 증가한다. 물론 식사요법과 체중감량,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개선을 꾸준히 시행한 경우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약물중단 후 주기적으로 혈청 지질검사를 시행하면서 면밀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환자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약을 끊어서는 안된다.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약제는 오랫동안 복용해도 내성이 생기거나 중독되는 일은 없으므로 안심하고 장기간 복용해도 된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건강 플러스] 가을 보신음식 추어탕
추어(鰍魚)탕은 이름에 가을을 품고 있을 만큼 대표적인 가을 보양식이다. 추어탕은 민물고기인 미꾸리나 미꾸라지로 끓이는데, 예전엔 생명력이 강한 미꾸리로 많이들 끓였지만 요즘은 양식하기 쉬운 미꾸라지를 많이 이용한다.
추어탕
이 미꾸라지를 한자로 '이추(泥鰍)' 또는 '추어(鰍魚)'라고 한다. '니(泥)'는 '진흙 니'로 진흙 속에 산다는 의미가 있고, 추(鰍)는 물고기 '어(魚)'와 가을 '추(秋)'가 합쳐져서 이뤄진 글자로, 미꾸라지를 주재료로 하는 추어탕은 말 그대로 가을 음식인 것이다. 수온이 내려가는 늦가을부터 진흙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는 미꾸라지는 겨울잠을 자기 전인 가을에 영양을 비축해 두기 때문에 이맘때가 가장 통통해 가을 보신 음식으로 제격이라 할 수 있겠다.
뼈까지 요리하는 미꾸라지는 100g당 780㎎의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와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탁월한 음식이다. 추어탕은 미꾸라지의 내장까지 함께 조리하기 때문에 비타민 A와 비타민 E를 다른 동물성 식품 요리보다 많이 섭취할 수 있어 피부 관리에도 도움이 되며, 많은 양의 채소가 어우러져 그 외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한 영양식이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법 중의 하나는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장국을 끓이다가 산 미꾸라지와 두부모를 통으로 넣고 끓이는 방법이다. 국이 끓으면 미꾸라지는 모두 두부 속으로 기어들어가 징그러운 모습을 감추게 된다. 생강, 풋고추를 넣고, 국물을 밀가루즙으로 홀홀하게 만든다.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국물과 함께 담아 내는데, 두부 단면에 미꾸라지가 아롱져 있어 별미롭다.
또 다른 방법은 미꾸라지를 으깨어 끓이는 방법이다. 미꾸라지를 맹물에 넣고 푹 고아서 도드미에 건져 나무주걱으로 살살 밀면 껍질과 뼈는 체에 걸리고 살이 다 빠진다. 이것을 다시 삶은 국물에 넣고 고추장과 된장으로 간을 맞추어 생강, 후춧가루를 넣는다. 국물로 쇠고기국이나 닭국물을 쓰고 무청, 얼갈이, 토란대, 미나리, 부추, 고사리, 숙주, 갓채 등의 채소를 건더기로 다양하게 사용해 끓이면 된다.
추어탕의 주재료인 미꾸라지는 독특한 향이 있어 먹기 전에 이 향을 감추기 위해 후춧가루, 김칫국물, 매운 고추, 들깨가루 등을 섞어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보다도 초피가루(제피가루)를 넣어 먹으면 좋다. 이 초피가루는 독특하고 강한 향으로 추어탕의 맛을 돋우어 줄 뿐 아니라 오염된 환경에서 자란 미꾸라지의 제독(除毒)에도 효과가 있다. 만약 초피가루의 독특한 향이 부담이 된다면 그 보다 향이 부드러운 산초가루를 넣어 먹거나 배초향(방아잎)을 같이 넣어 먹어보는 것도 좋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추어탕 맛은 다르겠지만 어느 추어탕이나 여름 내 지친 몸을 보신해 주는 영양은 풍부하니, 입맛에 맞는 맛 좋은 추어탕으로 가을 문턱에서 몸보신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집중영양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