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같은 인테리어·심플한 플레이팅 젊은 감각
청년~노년층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혼밥 정식집삼삼한 반찬, 맛깔나는 메인요리 질리지가않는 매력
지난 2014년 신어로 수록된 '혼밥(혼자서 먹는 밥)'은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저녁거리를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자취생 과 직장인, 바깥나들이 겸 홀로 끼니를 챙기는 장년·노년층의 모습은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밤낮가온 전경
제주에도 점점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혼밥집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지만 브런치, 파스타, 돈가스 등과 같은 메뉴가 주를 이룬다. '쌀'을 찾는 혼밥족에게 '누구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편하고 든든하게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눈치보지 않고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길 수 있다면 그곳은 '혼밥명소'로 금방 입소문을 탄다. 20~30대의 혼밥족들 사이에서 '밥맛 좋고 혼밥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밤낮가온'이 바로 그렇다.
흑돼지 플레이트
간새정식
혼밥세트
밤낮가온은 식당보다 카페같은 인테리어로 혼밥족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고, 정갈한 제철반찬을 일본식가정식과 같이 오밀조밀하게 플레이팅한다. 대충 끼니를 때웠다는 느낌보다 정성스럽게 잘 차려진 한 상을 먹은 느낌이다. 간이 강하지 않고 삼삼해 질리지 않는 집밥이 생각난다.
밤낮가온은 '해가 떠 있는 오전에도, 달이 떠오르는 저녁에도 밥과 술의 중심이 되겠다'는 김보림(30)·김병현(31) 부부의 포부를 담아 집밥(가정식)을 앞세워 1년 반 전쯤 문을 열었다. 때문에 기본 찬과 국이 매일 제철식재료로 만들어진다.
쌀을 찾는 혼밥족의 취향을 저격한 탓에 가게 문을 연지 1년 정도 되지 않아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도민들은 물론 SNS를 보고 온 관광객, 연인들의 발걸음도 잦다. 고객층도 20대 혼밥족부터 70대 할머니까지 다양하며, 올해부터는 배달(도시락)도 시작했다.
밤낮가온의 인기 메뉴는 1인정식과 저녁차림에 따라 다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점심 혼밥족을 겨냥해 마련된 1인 정식 중에서는 '간새정식'과 '불백정식', '콩불정식'이 인기고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제공되는 저녁차림 메뉴중엔 '흑돼지 플레이트'와 '새우플레이트'가 가장 많이 팔린다.
'간새정식'은 제주 사람에게는 생소한 새우장을 메인으로 한 정식이다. 양파, 고추, 간장 등을 이용해 만든 특제 소스에 숙성시킨 새우장은 너무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돈다. 생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특유의 달달함이 특제소스, 매콤한 고추와 버무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다. 특히 함께 나오는 연어알과 각종 채소, 계란 노른자가 가미된 덮밥에 새우장과 양념를 넣어 비비면 더욱 별미다.
제주산 흑돼지를 재료로 한 '불백정식', '콩불정식'은 매일 바뀌는 반찬과 쌈채소가 함께 나온다. 불백정식은 간장소스로 돼지 비린내를 상큼하게 잡은데다 달짝지근한 맛이 더해져 아이들에게 추천할만하다. 콩불정식은 쫄깃한 돼지고기를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매콤한 것을 찾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밤낮가온 문구
저녁메뉴인 흑돼지 플레이트는 불백 또는 콩불정식 중 하나를 선택해 매콤 칼칼한 흑돼지 김치찌게와 쿱샐러드, 쌈채소에 곁들여 밥을 먹을 수 있다. 배고픈 저녁 밥과 술을 찾아 오는 한식파 연인,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요리다. 반면 새우플레이트는 감바스와 이에 어울리는 쿱셀러드, 감자·새우튀김, 바게트 빵이 안주로 나와 간단하게 맥주와 함께 하기 좋다.
김병현 사장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게 우리가 손님들을 정성스럽게 모실 수 있는 지금이 참 좋은 것 같다"며 "찾으시는 손님들이 한끼한끼를 집밥처럼 든든하고 편안하게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제주시 도남로 24에 위치한 밤낮가온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이다. 오후 2~5시는 브레이크 타임이고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은 휴무다. 불백·콩불·간새정식 8000원, 흑돼지플레이트·새우플레이트 2만5000원, 혼밥세트 1만5000원 등. 064-757-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