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형의 한라칼럼] 경고등 켜진 청소년 사이버 도박

[김관형의 한라칼럼] 경고등 켜진 청소년 사이버 도박
  • 입력 : 2018. 10.09(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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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 그는 1년전 수학여행 중에 호기심으로 사이버 도박을 처음 경험 했다. 또래 집단에서 종종 큰돈을 벌었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자 5000원 정도의 배팅 액수는 늘어났고 여러 차례 거듭하면서 배당을 받기도 하다 점차 상습적으로 변했다. 그 후 재미를 붙여 계속 하다 늘어난 빚을 감당 할 수 없어 가족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심각한 것은 빚 때문에 폭행당하고 체중이 줄고 수업에 흥미를 잃고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영&리치는 부자이면서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 DNA 노래와 춤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구찌 소년단으로 불린다. 평상복도 명품 구찌를 입고 생활 한다고 해서 구찌보이라는 애칭으로 열광하고 있다. 유투브 영상을 일상으로 접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런 행위를 모방하고 싶은 욕망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알지 못하는 스톤아일랜드나 스파이더 옷을 구입하고 구찌 지갑이나 골든 구스 신발을 사기도 한다. 알바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여 토토를 해서 돈을 벌 것이라 생각하고 소비하는 이들은 주변에서 쉽게 목격된다. 돈을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흥청망청 쓰던 버릇은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급속하게 번지는 사이버 도박 종류는 사다리, 달팽이, 로하이, 파워볼, 소셜그래프등이다. 어른들 모르는 사이버 도박은 소액으로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부는 액수도 수백만원을 넘는다. 그리고 도박 문제가 몇몇 불량 청소년들에게만 한정될 것이란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도박은 짜릿한 흥미와 현금이 전해주는 미치도록 매력적인 요인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서 청소년들에게 취약 할 수밖에 없다. 사이트에서 폰으로 어떤 시간이든 계좌번호에 입금이 가능하고 아무런 제한 장치가 없는 곳에서 그들만의 세상처럼 즐기고 난 다음 늘어난 빚을 쉽게 감당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일시적으로 주변에서 고액 이자를 준다 해서 빌리고 갚는 과정에서 대부업도 생겨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자료에서 일부 도내 중·고등학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6%가 도박 경험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고학년에서는 더 많은 학생들이 노출 되어 있다.

최근 도교육청과 학교에서 도박 예방 교육을 늘리고 있지만 번지는 속도에 비해서 늦은 감이 있다. 청소년들의 도박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친구들에게 갑자기 선물이나 맛있는 것을 자주 사주거나 돈 자랑을 하면서 이자를 많이 준다고 하고 폰을 필요 이상으로 들여다보는 것도 증거다. 그리고 알바를 꼭 해야 한다고 하고 주변 사람들과 돈 거래가 잦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은 알바 후에 급여는 어디에 쓰고 있는지 살피고 폰 요금이 갑자기 많아지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족의 계좌번호를 도용하고 있는지 살피는 사소한 관심이 가정에서 이루어 져야 할 최소한의 예방이다.

지역사회는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모든 학부모와 지역 공동체는 그들이 힘들어 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도와야 한다. 한번 경험이 중독으로 빠지면 치료는 힘든 과정을 견디어 내야 한다. 도박 문제를 제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접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한국도박문제센터자료에 의하면 청소년 도박문제 심각도 수준에서 제주는 위험군 7.1%와 문제군 3.7%로 전국에서 제일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예방 교육을 강화하여 그들이 건강한 조국의 청년이 되도록 모두의 관심과 격려가 요구된다. <김관형 제주중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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