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69)대혈관 폐색 의한 급성 뇌경색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69)대혈관 폐색 의한 급성 뇌경색
빠른 시간내 응급실 도착후 혈관이 재개통 돼야
  • 입력 : 2018. 10.17(수) 2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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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에 의해 완전히 막혀있는 오른쪽 중간 뇌동맥(화살표: 폐색부위)과 기계적 혈전 제거술 이후 성공적으로 재개통된 중뇌동맥(우측 사진). 아래사진은 제거된 다량의 혈전.

뇌졸중은 고령 사망률 높은 질환
2015년 세계적 학술지 'NEJM'서
기계적 혈전 제거술 효과 입증돼

김중구 교수

최근들어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기온이 낮아지게 되면 뇌혈관을 수축하게 만들어 뇌졸중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 인구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 생활 습관의 변화와 더불어 뇌졸중 질환의 발생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의 차이점을 혼동하고 있다. 풀어서 얘기하면 '뇌졸중'이 '뇌경색' 및 '뇌출혈'을 모두 포함하는 좀 더 광범위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 질환'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뇌혈관의 문제로 인해 뇌조직 일부분의 손상이 발생하게 되면 뇌졸중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 중에서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졸중이 유발하면 '허혈성 뇌졸중', 즉 '뇌경색'이라고 부르게 된다. 뇌혈관이 막히게 되면 막힌 혈관으로부터 평소 혈류를 공급받던 뇌조직 부분이 허혈성 손상에 빠지게 되고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혈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조직은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이와 반대로 뇌혈관이 파열돼 출혈성 손상을 유발하게 되면 이를 '뇌출혈'이라고 부른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중구 교수의 도움으로 뇌졸중, 특히 뇌경색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의 진행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이상의 인구가 총 인구의 14%를 넘어설 때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분류하는데,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이미 2017년에 14%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속돼 2025년에는 약 20.0%, 2030년에는 2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고령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뇌졸중은 영구적인 장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고령에서 단일질환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 1, 2위를 다툰다. 뇌졸중은 고령이 될수록 현저히 증가해 55세가 넘으면 매 10년마다 발생률이 2배씩 증가한다. 미국심장학회 보고에 의하면 35~45세 연령군에서 뇌졸중 발생률은 매해 10만명당 30~120명인 것에 비해 65~74세 연령군에서는 670~970명으로 증가한다.

이 중에서 대혈관 폐색에 의한 허혈성 뇌경색은 큰 뇌혈관이 갑자기 막혀 뇌세포가 죽는 병으로, 막힌 혈관이 빠르게 재개통되지 않는다면 비가역적인 뇌손상으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 따라서 뇌경색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증상 발생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치료를 받았는가와 막힌 혈관의 재개통에 성공했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주장했던 '시간=돈'이라는 명언에서 뇌경색 환자에 적용돼 유래한 '시간=뇌'라는 표현은 이러한 면을 잘 말해준다. 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매 시간당 1억 2000만개의 뇌세포가 죽고, 평균 3.6년이 더 늙게된다. 예를들어 뇌경색 발생 후 5시간만 늦게 오더라도 6억개의 뇌세포를 잃고, 5시간만에 자신의 나이에서 18년이 더 늙게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뇌경색의 발생 이후에는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장 큰병원의 응급실로 신속히 옮겨지는 것이 필요하다. 발병 후 1시간 30분 이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받은 환자는 그러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장애가 남지 않을 가능성이 3배가량 높지만 3시간이 넘어가면 그 가능성은 절반 이하로 낮아진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다면 병원에서는 막힌 혈관을 확인하고, 다시 재개통을 시키기 위한 치료를 하게 된다. 과거 혈관 재개통을 위한 혈전 용해제는 증상 발생으로부터 4시간 30분이내에 도착한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고, 대혈관이 막힌 경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NEJM'을 비롯한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대혈관 폐색된 뇌경색 환자에서 기계적 혈전제거술을 통한 혈전 제거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우수한 결과가 보고됐다. 기계적 혈전 제거술은 혈관내로 직접 기구가 들어가 기계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로, 재개통에 성공 할 경우 환자의 증상을 현저히 회복 시켜 줄 수 있다. 증상 발생 후 빨리 도착 할수록 예후가 좋지만 최근에는 혈전제거술이 효과적인 시간도 최대 24시간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환자만 응급실에 도착한다면 과거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왔다.

이러한 기계적 혈전제거술은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모든 병원에서 가능하지 않다. 장비는 물론 숙련된 의료진이 필요한 시술이기 때문에 뇌혈관 질환의 치료가 가능한 대형 병원에서만 시술이 가능하다. 만약 언어장애, 편측 팔다리 마비, 의식장애가 발생 할 경우 뇌졸중을 의심하고, 최대한 빨리 119를 통해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대형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강플러스] 가을 건강 식재료 '토란'

마치 흙 속에 들어있는 알 같이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토란(土卵)'은 해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는 요즘 같은 때에 불면증을 해소하고, 계절의 변화로 배탈 걱정이 될 때 장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어 추천되는 식재료 중의 하나이다.

토란

토란의 기원은 인도로 추정되는데, 선사시대에 태평양 연안 섬, 지중해에서 발견돼 기원전 100년에는 서부 아프리카에서 경작됐다고 한다. 그 후 서인도제도와 아메리카의 열대 지역으로 전파됐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이전에 도입된 것으로 여겨지며, 열대·온대 지방에서 재배되는 다년생 초본으로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100g당 열량은 40㎉로 다른 구근류에 비해 낮고 주성분은 전분이며, 덱스트린과 이당류가 들어 있어 고유의 단맛이 난다. 감자류 중에서는 비교적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칼륨 함량이 높아 100g당 369㎎ 정도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이 0.07㎎, B2가 0.01㎎ 정도 함유돼 있다. 따라서 평소 만성적인 피로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뭉친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는 칼륨이 풍부하고,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 B군이 풍부한 토란을 올 가을 건강 식재료로 섭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토란에는 미끈미끈한 점액질이 많은데 갈락토오스, 아라비노우스, 우론산 등의 다당류 때문이며, 특히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결합한 다당류의 일종인 갈락탄(galactan)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점액질 성분 중 뮤틴(mutin)은 점막을 촉촉하게 해 손상을 예방하는 작용과 위궤양 예방에 효과적이며 소화효소인 펩신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토란에는 요오드가 다량 함유돼 있어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돕고, 구근류 중에 가장 많은 식이섬유소가 들어 있어 변비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토란의 아릿한 맛은 수산칼륨에 의한 것인데, 토란 요리를 할 때는 잡맛과 좋지 않은 성분을 없애는 것이 포인트이다. 이때 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쌀뜨물과 다시마이다. 이 두가지 성분이 토란의 수산섭회를 비롯한 유해성분의 체내 흡수를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쌀뜨물에는 인지질과 단백질 등이 들어 있어 수산석회를 비롯한 잡맛 성분을 제거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쌀뜨물에 담가두면 효과가 크다. 먼저 쌀뜨물에 토란을 삶아 떫은 맛을 없앤 후 다시마를 넣고 요리를 하면 각종 유해 성분은 제거하면서 영양적으로 조화를 이를 수 있다. 또 다시마의 감칠맛은 토란의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토란은 가을에서 초겨울에 걸쳐 생산되며 선택 시에는 둥그스름하면서 촉촉하게 흙이 묻어 있는 것이 신선하다. 움푹 패어 있거나 주름진 것은 좋지 않으며 짙은 적황색이나 녹색을 띠는 것은 아린 맛이 강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열대성 채소이므로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토란의 껍질을 맨손으로 벗길 경우 끈적끈적한 점액이 손에 묻어 가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집중영양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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