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8)농업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관리

[2020 제주 세계환경수도 가는 길] (8)농업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관리
관정 낡고 누수 심각… 농업용 지하수 관리 총체적 부실
  • 입력 : 2019. 06.24(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도내 공공 농업용 지하수 관정이 노후화 되면서 유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내 농업용 지하수관정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유지·관리 주체인 수리계의 통합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농민들이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해 농업용수를 활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라일보DB

도내 지하수 취수량의 56% '농업용'… 노후화 수질악화 우려
대정·한경 등 서부지역 관정에 가뭄땐 바닷물 침투해 '비상'
관리주체 수리계 제각각 운영… 마을단위로 일원화 필요 제기
한국농어촌공사 제주본부, 6개월간 용역 통해 실태조사 진행

제주도내 농업용수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전체 지하수 허가 취수량은 161만5000㎥/일이다. 이 중 농업용수는 90만5000㎥/일(56%)이다. 제주도 전체 지하수 허가 취수량의 56%를 차지하는 농업용 지하수 관정 3218공의 1일 취수허가량은 90만5000㎥인데 반해 1일 평균 이용량은 22.8% 수준인 20만6000㎥으로 취수허가량 대비 사용량에 여유가 있다.

지난해 7월 현재 도내 공공 농업용 지하수관정 894공 중 사용을 하지 않거나 소량 사용하는 관정은 58공이다. 이 중 38개 관정은 전혀 취수를 하지 않고 있다. 미사용 농업용 관정을 현재처럼 방치할 경우 상부보호시설 노후화로 인해 수질이 악화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특히 공공 농업용 관정 894공 중 30년이 경과한 관정은 209공이고 이 중 40년이 경과된 관정은 55공(6.2%)으로 2017년 공공 농업용 지하수 관정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 53공이 수질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노후 관정에 의한 수질 부적합 문제가 심각하다.

농업용수를 활용하고 있는 모습.

노후 관정은 농업용수 유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도내 관정별 취수량과 실제 농가사용량을 비교해 유수율을 산정한 결과 224개 관정의 평균 유수율은 38%로 나타났다. 취수량의 62%에 이르는 수량은 실제 농가에서 이용되지 못하고 중간에 누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행정시의 담당 인력부족으로 취수허가량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업용수의 경우 특정 시기나 특정지역에 용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취수허가량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7년의 경우 128개 관정에서 728회에 걸쳐 허가량을 초과해 취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혼자 400여개 농업용수 관정을 관리하고 있 는데 한계가 있다"며 "공공 농업용 지하수관정의 관정별 실태조사, 비교분석을 통해 행정구역별 또는 소유역별로 적정 허가량을 조정(증량, 감량)하고 허가된 취수량의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뭄 시 농업용수 사용량이 급증할 경우 대정과 한경지역 농업용수 지하수 관정에 바닷물이 침투하고 있으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고모(51·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씨는 "몇년 전 여름철에 농작물에 물을 주었는데 작물이 시들시들해서 확인해 보니까 지하수 관정에 바닷물이 침투해 있었다"며 "우리가 농업용수에 염분이 침투한 것 같다고 신고를 하니까 그때야 시에서 나와 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농업용 지하수관정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농업용 관정 등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유지·관리 주체인 수리계의 통합 운영이 필요하나 제각각 운영되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지역 내 422개 농업용 관정이 설치된 반면 수리계조직은 313개로 관정별 수리계 비율이 74%에 이르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 지역 내 472개 관정이 설치돼 있으나 수리계가 난립돼 있다. 동일 마을안이라도 수리계가 분리·운영돼 여유있는 관정에서의 지하수를 활용하지 못하고 새로운 농업용 관정을 개발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지난 2017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농업용 지하수 관정에 바닷물이 침투돼 그 피해로 양배추와 브로콜리 묘종이 말라있는 모습.

이에 따라 각 관정별로 이용자에 따라 조직·운영되고 있는 수리계를 마을단위로 일원화해 사용 농가에 대한 검침, 경비부과 기준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는 등 수리계 조직·운영이 마을 단위별 지하수 이용 및 시설관리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용 지하수 공공관정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올해 농업용 지하수 공공관정 895공과 부대시설물 전체를 대상으로 6개월간 농업용 지하수조사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농업용 지하수 관정과 저수조, 양수시설, 기동반, 급수관로 등 취수·이용시설 전반에 대한 정밀 현황조사와 노후 시설물 실태조사도 진행한다.또 농업용수 누수·정비 현황, 부족·단수지역 실태, 용수부족 심각 관정, 급수관로망 및 재배작물 현황, 수리계 현황, 급수관로 노선 확인과 농경지 급수전 조사, 지하수 이용량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54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