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43)소아 청소년 치아우식 예방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43)소아 청소년 치아우식 예방
올바른 식이 관리가 소아청소년 장애환자 치아우식 막아
  • 입력 : 2020. 04.23(목)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진료를 하고 있는 조찬우 교수.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음식 내 당도 함유량보다는
잦은 섭취가 충치 위험 높여

유아기 지속된 밤중 우유·모유
섭취도 충치 발생 가능성 ↑
어릴 때 기른 올바른 식습관
충치 막을 가장 좋은 예방책

조찬우 교수

2017년 12월 제주대학교병원에 제주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개소된 지 약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센터를 찾은 소아청소년 장애 환자들은 대부분 심한 장애 환자로, 다발성 구강 질환과 치과 치료를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소아청소년 장애 환자의 치아 우식(충치) 예방에 있어 식이 관리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조찬우 제주권역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장(제주대학교병원 소아치과 교수)의 도움을 얻어 알아보기로 한다.

센터를 찾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대부분 치아 우식이 주이유다. 치아 우식은 구강 내 세균이 당을 대사한 후 산을 생성해 치아 경조직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치아 우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식이, 양치 습관, 불소 적용 여부, 치아 형태, 치열 등이 있다. 그 중 식이 관리는 치아 우식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발성 치아 우식을 가진 소아청소년 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식이 관리가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치아의 법랑질(치아의 가장 단단한 바깥층)이 탈회(산에 의해 치아 무기질이 분해)가 되는 pH(산도를 나타내는 지수, 낮을수록 산도 높음)는 약 5.5 로 알려져 있는데, 음식을 섭취한 후 pH가 5.5 이하로 내려간 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pH로 회복이 된다. 하지만 당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잦은 빈도로 섭취하게 되면 치아를 탈회시키는 pH 이하로 내려가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치아 우식의 위험성을 높인다. 따라서 음식물 자체의 당 성분 함유 정도보다 섭취 빈도가 치아 우식 유발에 더 중요하다.

제주권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전경.

음식물의 치아 우식 유발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 요인이다. 음식물이 치아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면 치아 우식의 위험이 높아진다. 음식물의 섭취 빈도도 시간 요인과 관련이 있다. 또한, 음식물의 우식 위험 정도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물의 끈적이는 정도인데, 시간 요인과 관련이 있다. 소아 시기에 유치 사이에 치아 우식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젤리, 과자 등 끈적이는 정도가 큰 간식을 좋아한다면, 이런 음식물이 유치 인접면에 잘 끼어서 치아 사이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간식이 당 성분 함유 정도가 높고, 잦은 빈도로 섭취하게 된다면 다발성으로 치아 우식이 진행될 수 있다. 밤중 모유 수유나 우유병을 통해 우유 먹는 습관이 긴 기간 지속되면 치아 자정 작용이 취약한 밤 중에 당 성분이 치아에 오래 머물게 돼 유아 시기에도 치아 우식이 다발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별히 끈적이는 간식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식사할 때 음식을 잘 삼키지 않고 머금고 있는 습관을 가진 환자에게 다발성 치아 우식이 진행되는 것도 치아 우식 진행에 있어 시간 요인이 중요한 예이다.

유치와 영구치는 화학으로 결정 구조의 차이는 없지만, 차이점이 몇 가지 있다. 유치의 신경을 둘러싼 치질의 두께는 영구치의 약 1/2로 신경까지 치아 우식이 진행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유치를 구성하는 치질의 결정 크기는 유치가 영구치보다 작은데, 결정의 크기가 작을수록 화학적 반응성이 커져서 치아 우식 진행이 더 잘된다.

영구치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시기의 초기 영구치, 미성숙 영구치는 석회화도가 성숙 영구치에 비해 낮고, 신경과 치질 바깥층 사이의 거리가 성숙 영구치에 비해 가까워 신경까지 우식 진행 속도가 성숙 영구치에 비해 빠르다. 특히, 제1대구치(첫번째 어금니)의 경우 소와 열구가 깊고 많으며, 맹출 시에 음식물이 잘 축적돼 우식 위험이 높다.

이런 이유로 소아청소년 시기의 치아 우식 예방이 중요하다. 치아 우식의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법 중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중요한 것이 식이 관리이다. 보호자는 우선 당 성분이 함유된 간식을 자녀에게 주되, 섭취 횟수를 제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호자는 자녀가 하루 또는 일주일 간 먹을 간식의 횟수와 양을 자녀와 약속을 해서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 성분의 함유량 외에 음식의 끈적이는 정도가 중요하므로 초콜릿, 사탕 등보다 캐러멜, 과자, 젤리 등이 치아 사이에 더 잘 끼어서 우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유가 아이의 신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많지만, 오랜 모유 습관이 치아 우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평균 이상 긴 기간 동안의 밤중 우유병 습관이나, 자기 전 양치를 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 습관, 음식을 오래 머금고 있는 습관 등은 치아가 긴 시간 동안 높은 산성의 상태에 있게 해 치아 우식 진행을 가속화시키므로, 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조찬우 교수는 “소아청소년 시기의 구강 관리는 성인 시기 구강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성인 시기의 구강 질환은 소아청소년 시기의 구강 질환 예방과 치료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소아청소년 장애 환자의 식이 관리는 치아 우식의 예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습관 개선과 지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민기자

[건강 Tip] 온라인 개학, 수업관리와 함께 영양관리도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학생들. 사진=한라일보DB

3월이면 어김없이 이루어지던 각 급 학교의 입학과 개학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4월을 넘기고도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4월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이 최종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2020학년도는 유례없는 가정학습(?)의 한해로 기록될 것 같다. 교사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원격 수업을, 학생들은 때 아닌 재택 등교를, 사실상 부모 개학을 맞이하며 모두가 분주한 2주를 보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식생활이 아닐까? 올해는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자기주도 학습과 놀이를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 돼 코로나사태 이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등·하교 하며 학교급식과 영양교육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던 때와 달라진 것이다. 정상적인 등교 시스템에서도 짧은 방학기간이 되면 생활 습관이 흐트러지기 마련인데 스스로 생활을 조절하기 어려운 성장기 학생이 온라인 수업과 함께 규칙적인 식사와 영양관리까지 관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일부 질환으로 입원한 환아들의 식사일기를 조사했는데 이러한 환경을 반영하는지, 하루 1끼만 식사하는 경우, 간단한 스낵만 섭취하는 경우 등 우려되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등교하지 않고 가정에서 학습한다고 해서 불규칙한 식사를 하거나 간식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되거나 과잉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등교 개학을 한 후에도 정상적인 식생활로 돌아오기 힘들고 입맛을 잃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학습 기간에도 등교할 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규칙적으로 식사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례없이 늦어진 개학에 온라인 개학 등으로 많은 학부모들은 피로감이 누적됐으리라. 코로나사태가 진정이 돼 언제쯤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시기에 성장기 아동의 건강을 잃게 된다면 그것은 진정 되돌릴 수 없는 후회로 남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더라도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고, 아침에 입맛이 없다면 각종 채소를 넣어 식이 섬유소와 비타민이 풍부하고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영양 주먹밥, 요거트와 곡물 시리얼, 우유, 참치 샌드위치, 생과일 주스 등을 제공해 주도록 해본다. 간식으로 바나나, 사과, 참외, 딸기 등 과일을 이용하거나, 활동량이 줄어들어 잦은 식사를 부담스러워 한다면 식욕을 돋우며 부드러운 질감으로 소화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혼합 죽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잣죽, 호박죽, 야채죽, 닭죽, 콩죽 등을 이용할 수 있겠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온라인 가정학습 기간 동안 학생들의 식생활과 영양관리를 위해 교육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으니 활용해 보길 추천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