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주의 한라칼럼]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강상주의 한라칼럼]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 입력 : 2020. 04.28(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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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 90세가 훨씬 넘어 나이가 많으신데도 남의 애기를 경청하고 본인의 주관도 확실하다. 공직에 오래 종사하시다가 은퇴 후에 60세가 넘어서 그림공부를 배우셨는데 너무나 잘 그리셨다. 그리고 초등학교 동창이나 중학 동창중에도 특정분야에 소질이 있는 친구를 여럿 봤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특정분야에 재능있는 사람들을 여럿 보곤 한다. 과거에는 무조건 공부만 하라고 해서 아까운 재능들이 많이 사장되지 않았나 여겨진다. 지역사람들과 대화해보면 옛날 국민교육헌장이 권위주의적이라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특정 구절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은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이다. 참으로 좋은 구절이다. 많은 분들이 각기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 세대는 조금 다르겠지만 60대의 우리세대는 입시경쟁 속에서 자랐다. 그래서 입학제도에 특혜·불공정이라는 말이 나오면 모두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개인이 가진 소질보다는 입시분야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밖에 없고 개인이 가진 문학, 예술, 기술, 체육, 취미 등 인격체로서 다양하게 지녀야 될 소양이 부족해진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자발적 자가격리 하다보면 몇 시간이고 계속해도 지루하지 않은 나의 재능분야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떤 친구들은 악기연주, 공예, 그림, 노래, 바둑 등 좋아하는 분야를 은퇴후에 배워서 잘 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 노력 등이 합쳐져서 위대한 인물이 만들어지고 인류는 발전돼가는 것 같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기초가 튼튼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우리가 국어. 수학. 물리. 생물 등 기초학문을 배우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보다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경험하지 않고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에서는 아름다운 문장과 상황에 적합한 표현을 잘 했던 세익스피어를 당시 식민지였던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도 우리말을 시의적절하게 표현하고 심금을 울리는 문장으로 모두를 감탄케 하는 훌륭한 문학. 예술가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미적분. 방정식. 함수 등 어려운 수학을 공부하는 것도 사회현상을 세부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보고 그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기 위함이리라. 만약에 우리 선조들도 지평선에 나타나는 조각배나 태양과 달을 보면서 "왜?"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계속 파고 들었다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먼저 알았을지도 모른다. 나도 한라봉을 조금 키우면서 중학교 때 배운 식물의 광합성작용을 상기하고 찾아보고 또 식물도 뇌가 있는가를 자문해본다.

이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도 천편일률적인 교육제도를 뛰어넘어서 개개인의 능력을 발굴하고 그 자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점점 분화되어서 분야별 전문가를 요구하는데 그것에 발 맞춰야 할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우리 직업근무제도는 다양하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여튼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해야 한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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