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가격리자 관리, 보다 세심하게 하라

[사설] 자가격리자 관리, 보다 세심하게 하라
  • 입력 : 2020. 06.24(수)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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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됐던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감염된 환자가 숨진 것도 아니고 단순히 격리 중에 이같은 극단적인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여성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격리자에 대한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제주경찰청과 제주도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 15분쯤 제주도인재개발원에서 A(27·서울)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날 A씨의 지인이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시설 관계자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지난 18일 입도한 제주지역 18번 확진자인 방글라데시 유학생과 같은 항공기를 탄 접촉자로 분류돼 19일부터 격리중이었습니다. 제주도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A씨의 검체를 채취한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습니다. A씨는 인재개발원 입소 과정에서 자신이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서울에서 정신건강 관련 치료 전력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는 감염 예방보다도 더 중요한 정신건강 질환 문제가 있었던 점을 간과한 측면이 크다고 봅니다. 실제로 A씨에게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증상임을 알려주는 신호들이 있었습니다. 입소할 때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보건소를 통해 대리처방을 받으면서 약을 복용한 것입니다. 또 A씨는 격리 중 불안 증상을 호소하며 '자가격리 중인 지인과 함께 있게 해달라'고 부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보건당국이 복용약 대리처방을 해준 것 외에 실질적으로 이뤄진 조치는 없었습니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심리상담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때문에 이를 계기로 감염 예방 못지않게 자가격리자에 대한 보다 세심하고 꼼꼼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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