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놓고 손가락 절단 피해자 대못 박은 제주교육청

사과해놓고 손가락 절단 피해자 대못 박은 제주교육청
손 사진 공개되자 당사자에 협박성 발언 의혹
마지막 사고는 4개 절단인데 1개로 잘못 인지
道교육청 "정보공개 동의 여부 물어본 것 뿐"
  • 입력 : 2020. 07.16(목) 15:1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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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공개된 급식 노동자 A씨의 손. 사진이 공개된 이유는 교육청에서 A씨의 사고를 '베임'으로 인지하면서 '절단'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제주에서 학교 급식소 노동자가 잇따라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것과 관련 자신의 손 사진을 공개한 피해자에게 제주도교육청 관계자가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반면 도교육청은 정보공개 동의 여부를 물은 것 뿐이라며 해당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1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이하 교육공무직 제주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1차 사고(2018년 10월) 피해자 A씨의 손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자 도교육청 관계자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피해자 3명은 기사가 나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손가락 사진이 기사에 실려도 되냐"고 물었다. 사진이 공개된 이유는 교육청에서 A씨의 사고를 '베임'으로 인지하면서 '절단'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A씨는 "사고 당시 위로 한 마디 없던 교육청이다. 사진이 공개돼서야 전화가 온 것에 매우 화가 나고, 한 편으로는 불안하다"며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사진이 공개돼도 상관 없다고 답변했다"고 교육공무직 제주지부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공무직 제주지부는 "급식소 노동자들이 잇따라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했는데도 교육청은 사고 당사자에게 사실상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며 "피해자들은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 트라우마가 심하다. 교육청이 먼저 할 일은 진솔한 사과와 따뜻한 위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교육청은 1차 사고(베임→절단)에 이어 마지막 4차 사고(올해 5월 22일)도 피해 사실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에서는 '우측 수지 절단 및 골절(절단 1개·골절 3개)'로 인지했지만, 실제 피해는 엄지 손가락을 제외한 4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4건의 '사고 실태조사 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 요청이 들어와 피해 당사자들에게 공개 여부를 물은 것 뿐"이라며 "A씨에게 사진과 관련된 얘기는 꺼낸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피해 사실 파악에 대해서는 "4차 사고가 일어난 학교로부터 사고 내용을 보고 받은 이후 수술 경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16일 문의를 해본 결과 손가락 4개가 절단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석문 교육감은 지난 1일 학교 급식소 노동자 손가락 절단 사고와 관련해 "아이들을 위해 일하다 신체 일부가 훼손되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미안함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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