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성착취물 제작 유포' 배준환 "피해자에 죄송"

[종합]'성착취물 제작 유포' 배준환 "피해자에 죄송"
"피해자엔 죄송하단 말밖에"… 연신 고개 숙인 모습
검은 옷 포승줄 묶인채 핼쑥한 모습 마스크 미착용
n번방 사회적 파장 컸던 올해 1~6월사이 범행 집중
  • 입력 : 2020. 07.17(금) 16:37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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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동·청소년보호법,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은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이상국기자

제주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착취물 1000여개를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배준환(37·경상남도)이 검거됐다. n번방, 박사방 사건이 아닌 또다른 악질적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로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아동·청소년보호법,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은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배준환은 포승줄에 묶인 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으로 포토라인 앞에 섰다. 위아래 검은 옷·검은 운동화 차림에 콧수염을 길게 기르는 등 초췌한 모습이었다. 또 취재진의 촬영과 질문이 이어지자 연신 고개를 숙였다.

배준환은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했다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또 배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엔 "죄송하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n번방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이후에 범행이 집중됐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 "신상 공개에 대해 반발한 이유가 있느냐"는 등의 질문엔 침묵했다. 배씨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후 호송차에 올라타 검찰로 송치됐다.

배준환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국 각지의 청소년들에게 접근, 44명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 1293를 찍어 88개의 영상을 유포했다. 또 성인 여성 8명을 상대로 907개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청소년 2명에 대해선 성매수·알선 혐의도 받고 있다.

배준환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미션을 성공하면 기프티콘을 준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이 채팅방에 접속하면 나체사진 등을 요구하며 일종의 수위 별 미션을 제시했고, '영강'(전직 영어강사의 줄임말)이라는 자신의 닉네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촬영하도록 했다.

배준환은 이 과정에서 점점 더 가학적인 행위를 요구했다. 사진·영상의 수위만큼 보상을 달리 제공하는 '수위미션'으로, 수위가 높을수록 많은 금액의 문화상품권, 기프티콘, 기프티카드 등을 제공했다.

배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촬영한 영상을 피해자 별·날짜 별로 연재하는 기계적인 방식으로 무료 성인음란사이트에 유포했다. 또 성인 여성 8명과 성관계를 하며 촬영한 907개의 동영상도 해당 음란사이트에 유포했다. 배씨가 소유했던 성착취물 영상 용량만 66.5GB에 달했다. 피해자는 만 11세부터 만 29개까지 다양했다.

경찰은 배씨가 N번방 사건처럼 수익을 목적으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욕구를 채우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배씨를 검거하고 지난 9일 구속했다. 또 지난 14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씨의 신상공개 이유에 대해선 "범행이 기계적이고 반복적이었으며, n번방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었던 올 1월부터 7월에 오히려 범행이 집중된 점으로 미뤄 공공의 이익과 국민의 알 권리, 재범 방지 등을 고려해 신상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주빈 등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신상공개는 이번이 전국에서 7번째이며, 제주에서 성범죄자 신상공개는 최초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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