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토부의 의견수렴, 진정성 의심스럽다

[사설] 국토부의 의견수렴, 진정성 의심스럽다
  • 입력 : 2020. 08.14(금)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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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사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행보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최근 국토부가 제주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만 해도 기대가 모아졌습니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제2공항 관련 '도민의견 수렴' 방식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면서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국토부가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 해소는 커녕 이해당사자 간 갈등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국토부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지난 11~12일 제주를 찾아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 등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첫날 원희룡 도지사와 좌남수 도의장을 차례로 만났지만 의견수렴 방안과 관련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김 실장은 원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도민들이 원하거나 문제 제기하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서 제2공항을 만들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도의회에서 좌남수 의장이 국토부 차원의 공론조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김 실장은 "군 공항 등 기피시설은 주민의견 수용 여부가 중요하다. 하지만 제2공항은 그런 차원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둘쨋날은 성산읍 반대측 주민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반발로 취소됐습니다.

그렇다면 국토부가 제주를 방문한 목적은 도대체 무엇인지 아리송합니다. 공개토론회에 이어 제주를 찾으면서 갈등 해소에 물꼬를 틀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국토부는 공개토론회 과정에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제주도 차원의 도민의견을 수렴할 경우 그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토부의 이런 제안도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제주 방문을 통해 '도민의견 수렴'에 대해 사실상 뒤엎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제2공항 문제로 도민사회가 또다른 갈등에 휩싸일 수 있어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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