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승진잔치’로 악용되는 공로연수 안된다

[사설] ‘승진잔치’로 악용되는 공로연수 안된다
  • 입력 : 2020. 08.21(금)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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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한 잔치판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엄중한 상황에 웬 잔치냐고 할 겁니다. 제주도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고위직 승진잔치'가 예상대로 치러졌기 때문입니다. 서기관급(4급) 이상 승진자만 40명이 넘을 정도로 적잖습니다. 그것도 승진 연한이 안됐는데도 무더기로 승진한 겁니다.

제주도는 민선7기 후반기 업무 연속성과 도정 안정을 위해 총 638명에 대한 정기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국장급 라인 등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연쇄적인 자리이동과 승진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3~4급 고위직 예고자 69명 중에서 직급 승진 24명, 직위 승진 17명 등 승진자가 41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승진 연한을 채우지 못한 직무대리 국장이 대거 양산됐다는 점입니다. 업무 연속성과 도정 안정이란 설명이 무색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여성공무원을 주요 부서에 전진배치하고 기술직렬과 소수직렬의 승진기회를 부여한 점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번 정기인사는 고위직 공로연수로 끌어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로연수제의 취지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인사적체 해소 명분으로 실시하면서 인사 때마다 말들이 많은 겁니다. 공로연수자만큼 승진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추가 지출됩니다. 이런 예산은 아깝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바다 청소에 참여하는 도민들에게는 어떤 대접을 하는지 아십니까. 자원봉사지만 이들에게 지원하는 예산은 고작 8000원짜리 점심식사 제공이 전부입니다. 이런 도민들을 생각하고, 혈세를 소중히 여긴다면 공로연수제는 바뀌지 않으면 안됩니다. 놀고 먹는 공로연수자들에게 수천만원의 연봉을 주면서 바다환경 정비 등에 왜 이들을 활용조차 못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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