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코로나 시대 서울 밖에서 찾는 새로운 삶

[책세상] 코로나 시대 서울 밖에서 찾는 새로운 삶
김동복 등 공저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 입력 : 2020. 09.04(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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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서 제주까지 13편
지역공동체 중심 분투기

전국 228개 시·군·구 10곳 가운데 4곳이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이런 곳이 2013년 75곳에서 2018년엔 89곳으로 늘었다. 땅 덩어리는 그대로인데 인구가 감소하면 시민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증가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소비 여력도 줄게 된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 인구는 굳건하다. 2019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토의 90%에 가까운 땅을 놔두고 인구의 절반이 10분의 1 밖에 안되는 좁은 곳에 모여사니 아무리 수도권에 자원이 넘쳐난다고 해도 버틸 도리가 있겠나 싶다.

코로나 시국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을 돌아보게 하고 있다. 낯선 바이러스의 등장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대도시의 생활도 다르지 않다.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시대에 그 해답을 서울 밖에서 찾아온 이들이 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 기획한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에 소개된 사람들이다.

'서울 이외의 지역'인 지방에 변두리란 뜻이 있어 말에서부터 뿌리 깊은 편견이 드러난다는 이유로 '로컬'이란 용어를 택한 이 책엔 김동복 등 아홉 명이 쓴 열세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필자들은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분투하고 있는 젊은 혁신가들을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실어나르고 있다.

'로컬'의 현장은 협력과 연대의 공동체로 섬과 세상을 잇겠다는 강화 청풍 협동조합을 시작으로 제주까지 닿는다. 강화 책방 시점, 시흥 월곶 빌드, 광주 무등산브루어리, 속초 칠성조선소, 순창 방랑싸롱, 남원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이음, 목포 괜찮아마을, 군산 로컬라이즈군산, 수원 더페이퍼&잡지 사이다와 행궁동 골목박물관, 대구 북성로 사회혁신 클러스터, 청주 촌스런, 서귀포 솔앤유 독립출판사&어썸 제주다.

무엇인가를 지키고 싶어서, 남들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등 저마다 사연을 안고 도전에 나선 이들은 오늘도 언제 어디서 불어올지 모를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항해하고 있다. 이들을 만난 필자들이 지방으로 향하려는 사람들에게 덧붙이는 말이 있다. "내가 발 딛고 선 로컬이 곧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그럴 때 로컬의 자원과 가치, 로컬과 사람들의 필요, 또 로컬과 세상의 관계 맺기가 비로소 보이고 가능해질 것이다." 스토어하우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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