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호의 현장시선] 물시계, 해시계가 '혁신장터'로 맥(脈)이 흐른다

[박양호의 현장시선] 물시계, 해시계가 '혁신장터'로 맥(脈)이 흐른다
  • 입력 : 2020. 10.16(금)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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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에 신라에서 누각(漏刻)이라는 물시계를 만들어 백성에게 시보(時報)했고, 조선시대에는 물시계 관리비용 과다 단점을 보완한 기계장치 자격루를 제작해 시간을 징·종·북으로 시보했다. 이후 궁궐 밖의 백성을 위해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모습의 해시계 '앙부일구'를 널리 보급시켰다고 세종실록에 기록돼 있다.

지나온 역사에서 보듯이 기존 제품을 개량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혁신기술'은 백성·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줬고, 또 다른 기술과 과학 발전의 초석이 됐다.

현대적 기술사업에서 혁신기술 개발은 미래의 수익성에 투자하는 것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와 세계 선도기업 도약의 발판이기에 지금도 전 세계는 혁신기술개발을 앞다퉈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혁신기술 개발업체들은 "공공기관들이 오래된 기존제품은 구매하는데, 혁신기술제품은 구매해주지 않는다", "판로가 어려워 혁신기술을 해외에 팔거나 사장(死藏)시켰다", "판로 개척이 어려워 기술개발 투자가 꺼려진다" 등 정말 안타까운 설움을 하소연하곤 한다.

이에 조달청에서는 혁신기술 개발업체들의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해 '혁신장터'를 구축했다. 혁신성이 인정된 상용화 전 시제품과 우수연구개발제품에 대해 정부가 초기 구매자가 돼 실제 사용해보고, 그 결과를 '혁신장터'에 공개함은 물론 그 테스트 성과를 토대로 조기 시장화와 상용화를 지원하는 등 차세대 산업과 혁신기업들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혁신시제품(공급자 제안형)은 155개 제품이 지정돼 107억원 이상 구매성과를 거두고 있고, 올해부터 시장과 공공기관들의 필요성을 반영한 수요자 제안형도 확대 실시하고 있다. 현재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다수 사상자 대응시스템 등 추진과제 선정, 테스트 기관과 혁신기술제품을 지속 모집·발굴 중으로 혁신기술기업과 공공기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추락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불편함으로 언젠가 출근길 라디오 방송에서 대학생이 "캠퍼스 잔디에서 친구와 마음껏 어울리고 싶다"는 인터뷰가 기성세대인 내 가슴을 찡하고 미안하게 만든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 삼아 국가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대학생들이 원하는 세상, 미래의 주역인 밀레니엄 세대를 위해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혁신기술은 끊임없이 개발돼야 하고, 혁신기술제품 테스트 기회 부여와 판로 보장, 더 많은 고용 창출, 새로운 설비투자로 혁신기술 발전, 세계시장에서 월등한 경쟁력 확보라는 선순환 구조를 위해 국가·공공기관부터 혁신기술제품을 선도적으로 구매하는 문화에 동참해야 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 안에서 알을 쫄 때 어미 닭이 바깥에서 같은 부분을 쪼아 나오는 것을 도와준다는 '줄탁동시'의 마음으로 혁신기술 개발과 혁신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조달청 혁신장터'에 제주 공공기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며, 혁신기술 구매사업이 제주에서도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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