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화양연화, 내 삶에 가장 행복한 순간

[열린마당] 화양연화, 내 삶에 가장 행복한 순간
  • 입력 : 2020. 10.21(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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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관 화백의 개인전 '화양연화, 花陽年華'가 예술공간 이아(11월 6일까지)에서 열리고 있다. 필자는 이처럼 화려한 그림과 행복한 표정, 큰 그림 크기에 그저 놀라웠다. 내가 본 것은 딱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우리가 만난 건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 그렇지만 처음 그의 그림에 주목했던 건 산호에서 대학 졸업 기념 개인전을 열 때였다. 물론 그때도 난 미술 문외한이었지만 그의 그림에 무한의 덕담을 했었다. 그뿐이었다. 난 고향을 떠났고, 그는 40년 동안 교육계에 몸담았다. 그런데 그는 2018년 공직을 정리하고 나온 해부터 그림에 집중했는지 이번 개인전엔 최근 서사가 오롯하게 그림 안에 새겨져 있었다.

김 화백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새로운 삶의 세계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일생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그려냈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유행이라는 돌림병 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의료진의 힘든 모습을 쉬는 시간대에 잡으려 했다. 이와 함께 인류 생활을 좌우하고 있는 디지털 변환과 신기술 혁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인공지능과 합체하고 있는 로봇을 대비시켰다.

이제부터 그 나름의 미학적 성실성을 다해 제주의 바람과 돌담, 바당과 잠수에 대한 그림을 남겨주길 희망한다. 제주 퐁낭과 오름, 짙푸른 바당과 잠녀들이야말로 지난 개발 광풍시대에도 닳아 없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과 같았던 화양연화의 시대는 오지 않을지라도 이들이야말로 제주 미래 100년을 그려 볼 때 지켜야 할 몇 가지 보물일 것이다. 그리고 동백꽃, 벚꽃, 나리꽃, 제비꽃 피고 지던 아름다운 섬 그 자체의 자연풍광과 사람, 신화를 그의 그림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빌어본다. <허상수 전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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