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민성과 라모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이제 한 경기만 더 지면 올해 농사를 접어야 한다.
LG는 4일 두산 베어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 1차전에서 0-4로 완패했다.
5일 2차전에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가을 야구 무대에서 탈락한다.
LG는 1차전에서 올해 하반기 10개 구단 전체 투수 중 최고의 위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듣는 두산 우완 선발 투수 크리스 플렉센에게 삼진 11개를 헌납하고 자멸했다.
최고 시속 155㎞의 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활용한 플렉센에게 속수무책으로 돌아섰다.
저조한 득점력을 타개하고자 홍창기∼오지환∼김현수∼로베르토 라모스로 짠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자 라인이 플렉센에게 삼진 9개로 물러난 장면이 뼈아팠다.
단기전에서 필승 공식과도 같은 선제 득점을 위해선 타자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
특히 체감온도 영하에 가까운 추운 밤에 벌어지는 2차전에서도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속구가 위력을 떨칠 것으로 예상돼 그의 빠른 볼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알칸타라의 속구는 플렉센보다 더 빠르고 더욱 묵직하다. 알칸타라의 광속구에 헛바람을 가른다면 창단 30주년을 맞은 올해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희망도 버려야 한다.
시즌 개막 3연전 때 딱 한 번 접하고 준PO 1차전에서 6개월 만에 만난 플렉센과달리 알칸타라는 시즌 중 4번이나 상대했다는 사실이 LG에 그나마 다행이다.
9월 20일 경기에선 알칸타라를 상대로 5이닝 동안 홈런 2방 등 안타 7개를 쳐 5점을 뽑기도 했다. 플렉센보다 자주 접했기에 전력 분석팀에서도 확실한 대비책을 세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알칸타라는 10월에만 6전 전승, 평균자책점 1.34에 탈삼진 41개로 독보적인 확약을 펼쳤다. 현재의 기세는 알칸타라가 더 세다.
LG는 2위를 달리다가 4위로 추락한 바람에 전반적으로 위축된 현재 분위기를 추슬러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LG의 현재 분위기는 지난해 극심한 타격 침체로 선두를 정규리그 마지막 날 두산에 빼앗긴 SK 와이번스와 흡사하다.
한국시리즈로 직행하지 못했다는 낭패감과 정규리그 막판 슬럼프는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져 SK는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돌파구는 장타, 그중에서도 홈런이 될 수 있다. 1차전에서 4연타석 삼진의 굴욕을 당한 라모스가 정규시즌 홈런 2위(38개)의 위용을 되찾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