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25회 제주미술제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25회 제주미술제
제주 미술인들이 소매 걷은 아카이브전
  • 입력 : 2020. 12.08(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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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에 관점 동인 등 제주 미술사에 영향을 미친 동인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진선희기자

제주도립미술관 공동 기획
5개 동인 중심 실물 작품전
도박물관 관점 소장품 ‘햇빛’
16개 단체 영상 형태로 소개
2층 전시실은 관람 동력 부족


제주도립미술관이 제주미술제를 품었다. 이번에 제주도립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제주미술제가 성사된 배경에는 제주비엔날레가 코로나를 이유로 내년으로 연기되며 전시 기간이 비었던 영향이 있었다. '제주동인' 아카이브전은 근래 작고·원로 작가 작품 수집 등 제주미술사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도립미술관의 사업 방향과도 맞았다. 제주미술제 전시 현장을 돌아봤다.

▶동인 주축으로 제주미술사 한 페이지 조명=제주미술협회를 주축으로 회원들의 근작을 1점씩 내걸던 종전의 방식과 달리 25회째인 올해 제주미술제는 동인 등 단체 활동의 역사를 통해 제주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풀어놨다. 1970년대 이후 관점동인, 돌맹이회, 에뜨왈, 보롬코지, 산남회 등 제주에서 '유의미한 출발점'이 되었다는 5개 동인을 선별해 그들의 어제와 오늘을 실물 작품, 팸플릿 자료 등으로 1층 기획전시실에 펼쳤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 수장하고 있던 관점동인 작품들이 모처럼 세상 밖으로 나왔고 1980년대 리얼리즘 미학을 구현하려 했던 제주 최초의 민중미술 동인 보롬코지가 전시 작품 압수와 대표 구금에 항의해 내놓았던 성명서도 제주미술의 역사로 공개됐다. 제주미술제의 전신인 자유미술제 공문, 현재까지 활발히 작업하는 여러 동인 출신 작가들의 인터뷰도 볼 수 있다. 다만 작품 수집의 어려움 때문인지 일부 동인은 특정 작가의 작품이 집중됐다.

▶미술사 연구는 미술관이, 미술인은 창작으로=제주미술협회, 탐라미술인협회, 재경 한라미술인협회 등 16개 단체의 활동상과 회원 작품을 부스별 동영상에 담은 2층 전시실은 기획 의도와 달리 활력이 돌지 않았다. '동인에서 협회로'란 제목 아래 주로 1990년대 이후 생겨난 미술단체를 영상 형태로 소개했는데 현장 관람 동력이 부족했다. 미술관 측은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보완된 영상물을 올릴 계획이라고 했지만 내년 1월 24일까지 두 달 동안 계속되는 오프라인 전시에도 그만한 품을 들여야 했다.

제주미술제는 격년으로 미술제, 워크숍이 번갈아 개최된다. 민선 7기 제주도정 문화 분야 공약 중 하나로 예전보다 예산이 크게 늘었다. 탐라미술인협회 회원이 예술감독을 맡는 등 제주미술협회만의 행사를 넘어서려 했지만 아카이브 전시가 아니었다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제주미술사 연구는 도립미술관에 주어진 과제라는 점에서 제주미술제는 지역 미술인들의 창작에 무게를 실은 미술 행사로 더 단단하게 성장하기 위한 방향 모색이 필요해보인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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