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 하늘엔 비행기보단 새들의 비상을"

"제주 성산 하늘엔 비행기보단 새들의 비상을"
화가·시인 수산1리 등서 "2공항 안돼" 예술로 발언
고길천 작가 등 그래피티… 강덕환 시인 등 벽시 작업
  • 입력 : 2020. 12.13(일) 19:0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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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인들이 직접 써내려간 벽시 앞에서 산오락회가 노래하고 있다. 사진=강덕환 시인 제공

'성산의 하늘엔/ 비행기보다 새들의 비상이/ 더 성산답다// 수산의 하늘엔/ 비행기 소음보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더 아름답다'. 지난 12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1리의 감귤창고 벽면에 김수열 시인의 시 '수산의 하늘'이 내려 앉았다. 새들의 비상을 꿈꾸는 시의 노래가 들려오기 전, 화가들은 날아오르는 항공기를 향해 레드카드를 높이 쳐든 그림을 같은 마을 또 다른 감귤창고에 그렸다.

고길천 작가 등이 난산리에서 공동 작업한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 사진=고길천 작가 제공

난산리 그래피티 작품 '가족'.

제주4·3문화예술운동을 펼치며 누구보다 먼저 역사의 진실 찾기에 힘써온 제주 화가와 시인들이 이번엔 제2공항으로 수년째 몸살을 앓고 있는 성산읍의 마을로 향했다. 고길천 작가 등 제주 미술인은 그래피티 벽화로, 제주작가회의 전·현직 회장 등 시인들은 벽시로 시대를 향해 발언하고 있다.

그래피티 작업은 이달 난산리복지회관, 수산1리 감귤창고에서 차례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 마을회나 청년회에서 작업 공간을 제공했다.

참여 작가는 강동균·고경화·고길천·김지은·김소영 작가로 이들은 난산리에 '가족'과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 수산1리에 '퇴장!' 등 공동작품 3점을 마을에 남겼다. 고길천 작가는 "군사기지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2공항의 부당성을 알리고 건설에 반대하는 이미지를 담아냈다"고 했다.

제주 시인들이 벽시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의 시인들은 마을회, 청년회의 협조로 수산1리에서 첫걸음을 뗐다. 강덕환·김경훈·김규중·김수열·이종형·홍경희 시인은 '탐욕의 소음' 대신에 '조상대대의 부지런한 발자국소리'가 이 땅에 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지은 시편을 직접 손글씨로 벽에 썼다. 이날 벽시 작업이 끝난 뒤엔 김강곤·조애란·최상돈으로 구성된 '산오락회' 공연도 펼쳐졌다.

제주작가회의 회장인 강덕환 시인은 "그동안 제주작가회의 회원들이 '제주작가' 등을 통해 2공항 관련 시를 발표해왔는데 이번엔 우선 뜻이 맞는 시인들이 삶터가 파괴되는 2공항은 필요없다는 걸 알리기 위해 벽시 작업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제주작가회의는 물론 한국작가회의 차원에서 깃발 시 등 형식을 다양화하면서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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