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공수처' 김진욱 "막중한 책임감"

'닻 올린 공수처' 김진욱 "막중한 책임감"
취임사서 `국민' 34차례 강조…"`정권사수처' 안될 것"
"다음 주 복수로 차장 제청…`1호 사건' 예단 안 해"
  • 입력 : 2021. 01.21(목) 20:43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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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주도의 형사사법제도를 혁신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1일 공식 출범했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 처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역사적 과제인 공수처의 성공적인 정착이라는 시대적 소임 앞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3년 임기의 첫발을 뗐다.

그는 3천800여자 분량의 취임사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34차례나 사용하며 국민으로부터 받은 공수처의 권능을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성찰적 권한 행사'라고 표현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을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 "여당 편도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은 세발자전거의 세 발처럼 혼연일체가 돼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정권의 사수처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수처의 기소권에 대해선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부여받은 권력형 비리 전담 기구로, 자의적인 수사·기소권 행사로 비판받아온 검찰의 72년 기소독점 체제를 허무는 헌정사적 의미가 있다.

공수처는 업무 첫날인 이날 핵심 업무인 수사·기소·공소유지와 관련, 상호 견제를 위해 수사부(3부)와 공소부를 분리해서 편제했다.'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과 갈등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반박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와 검찰·경찰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특히 검경과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는 고위공직자 사건 이첩요구권에 대해 "사건 진행 정도, 공정성 등을 감안해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세부적으로, 유형별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처장 지명 직후부터 관심이 집중된 공수처 차장 인선에 대해선 "적어도 다음 주 중에 (제청)하지 않을까 한다"며 "복수로 할 것이며 3∼4명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공수처 검사가 `정치적 성향이 강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야권의 비판에는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출신 배경에 관계없이 사명감과 능력,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의 구체적인 작동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사처 규칙 공포에 대해 "사건사무처리규칙·공보규칙·준칙 등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신중히 검토해 1∼2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이날 검찰에서 수사관 10명과 다른 부처에서 행정직원 10여명을 수혈받았지만, 실질적인 작동을 하며 '공수처 1호 사건'을 선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처장은 "인사를 위해 공모와 서류 심사, 면접, 인사위원회 등을 거치면 적어도 두 달은 소요될 것"이라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그때 (1호 사건을) 판단하는 것이 맞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되 예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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