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의 월요논단] 제주도를 위한 제언(3·끝)

[김성은의 월요논단] 제주도를 위한 제언(3·끝)
  • 입력 : 2021. 02.22(월)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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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위한 여덟 번째 제언은 철저하게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제주도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7%로 고령 사회다. 머지않아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다. 중앙정부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치매·요양 시설 등을 미리 확충하고 실버산업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해발 200m 이하는 이미 아열대에 진입했다. 도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우리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도 바꿔나가고, 수종도 교체해 나가면서 아열대 작목의 적극적인 도입을 비롯해 품종과 농경 방식도 기후변화에 맞게 바꿔나가야 한다. 바다에서는 어종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들 새로운 어종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연구 결과가 축적된 대만과 필리핀 등 남방국가내 수산연구소들과의 적극적인 협력도 중요하다.

아홉 번째는 바다 살리기다. 바다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이나 중요성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살리자는 거시적 정책이나 캠페인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이는 어촌과 어민들만의 일이 아니다. 화학비료와 농약, 육상 양식, 축산폐수, 생활오수, 중국쪽에서 떠밀려오는 괭생이모자반, 지하관정 폐공, 쓰레기 등이 관련돼 있는 만큼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바다가 살아나야 우리 시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되고, 수산업은 물론 해양스포츠 및 해양관광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발전되는 해운업이라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열 번째는 핵심산업인 관광산업의 정책방향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 중심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여태껏 나름 잘 해왔지만, 이제는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갖고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힐링의 섬'이 그 한가지 예다. 이를 위해 제주를 슬로 시티로 만들고 모든 정책과 사업에 '구불구불'과 '둥글게'란 곡선의 개념이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

제주의 관광산업은 7멍으로 압축할 수 있다. 걸으멍·놀멍·먹으멍·보멍·사멍·쉬멍·자멍이다. 이는 대표적으로 올레길과 오름, 각종 축제, 전통음식, 관광지, 쇼핑, 차와 커피, 숙박시설들을 말한다. 도의 관광정책은 이러한 7멍을 구체화, 연계화해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관광업은 특히 대외적인 변수가 많다. 한한령과 같은 외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코로나처럼 국경을 초월하는 전염병,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를 비롯해 물가 수준, 볼거리, 먹거리 등 국제경쟁력이 그러한 변수들이다. 따라서 이런 변수들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인도인 전체인구의 40%인 약 5억 2000만 명이 채식주의자인 점을 고려해 제대로 된 채식식당을 마련하고, 또 무슬림들을 위해서는 할랄 식당과 함께 공항과 호텔 내 기도실도 설치하는 것이다.

위 제언들이 제주도민들에게 제주의 현재 모습을 상기시킴과 아울러, 제주의 미래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케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은 제주도국제관계대사·전 뭄바이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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