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지난해 출생아 수가 20년만에 반토막나는 등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됐던 결혼을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혼인 건수도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출생아 수는 3987명으로 전년(4500명) 대비 11.4% 감소했다. 이는 20년 전인 2000년 8633명과 비교하면 절반이상 낮은 수치다.
연간 도내 출생아 수는 2000년 8633명에서 2001년 7453명으로 7000명대로 줄었고, 2010년에는 5657명으로 10년동안 3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후 2017년(5037명)까지 5000명대를 유지하다, 2018년에는 4781명으로 5000명대 선 마저 붕괴됐다. 이어 2019년 4500명으로 감소한 후 지난해 3987명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년동안 제주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혼인 건수도 지난해 12월까지 2981건으로 전년 동기(3358건) 대비 11.2%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내 혼인 건수는 2000년 4022건에서 2001년 3708건으로 줄어든 후 2019년까지 줄곧 3000명대에 머물러 오다, 지난해 3000명대 선이 무너졌다.
혼인 건수 감소의 주된 원인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집합금지 등의 조처로 예정된 결혼을 잠시 미루는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이번 인구동향 조사에 제주지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 1000명당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 조사망률(인구 1000명당)은 전국평균과 같은 5.9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6명)보다 0.1명 줄어든 수치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만 감소했다.
제주지역의 경우 출생아와 사망자를 토대로 산출하는 자연증가율은 0%를 기록, 보합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는 제주지역의 인구불균형 심화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부터 둘째 이상 아이를 낳거나 입양하는 경우 연간 200만원씩 5년간 1000만원의 육아지원금을 지원하는 해피아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제주지역에서 나타나는 인구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 사업을 추진·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