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안정·수확의 기쁨·무력해진 마음도 치유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고 이로 인한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 등의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각양각색의 취미·여가생활들이 언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숱하게 다뤄지고 있다. 홈베이킹, 홈가드닝, 홈캠핑, 홈카페, 홈트(홈트레이닝) 등 자기만의 방식으로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보내는 '집콕 생활'도 일상화된지 오래다.
특히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반려채소'로 옮겨져 이른바 '홈파밍'도 부각됐다.
▶‘베란다 농사'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
직장인 송씨(43)는 지난해 아들이 학교에서 싹을 틔워 갖고 온 방울토마토와 상추를 집 베란다 화단에 옮겨 심었다. '반려채소'를 키워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아들에게 책임감과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고픈 마음이 더 컸다.
전반적인 관리는 직접 하지만 아이와 번갈아가며 물을 주며 잘 자라고 있는지 관찰하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직접 키운 상추와 방울토마토가 식탁 위에 오를 때면 나름 뿌듯하기까지 하다.
물빠짐 등 물관리와 해충 제거만 제대로 해준다면 직접 키워 믿을 수 있고, 신선한 채소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우울감 달래줄 실내텃밭 가꾸기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코로나19와 미세먼지를 피해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무는 동안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주거공간을 활용한 실내텃밭 가꾸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텃밭 가꾸기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조사한 결과 자녀를 둔 부모에게 식물을 기르고 수확물을 이용해 활동하는 텃밭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부모의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농도는 참여 전보다 56.5% 줄었고, 자녀는 우울감이 20.9%p 감소했다. 또 자녀와 부모가 함께 텃밭 활동을 했을 경우 부모 양육 스트레스는 9.9%p 낮아졌고, 자녀의 공감 수준은 4.1%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채소와 식물을 죽이지 않고 얼마나 잘 키우는냐는 거다.
농촌진흥청은 실내텃밭을 조성할 때는 실외보다 햇빛의 양이 20~50% 떨어지는만큼 햇빛을 적게 받아도 잘 자라는 작물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잎채소와 허브 등은 재배가 쉬워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봄에는 잎채소인 상추, 청경채, 겨자채 등을 추천했다. 또 다 자란 작물보다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새싹보리, 새싹밀, 새싹귀리, 새싹쌈 등 새싹작물도 좋다.
실내의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병이 발생하고 진딧물, 총채벌레 등 해충이 생길 수 있는만큼 적절한 환기가 필요하다. 또 병행충이 발생하면 난황유, 마요네즈, 베이킹소다 등 천연 방제제를 이용해 방제해도 좋다.
오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