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체 조사로 제2공항 투기 의혹 풀리겠나

[사설] 자체 조사로 제2공항 투기 의혹 풀리겠나
  • 입력 : 2021. 03.16(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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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신도시에 이어 세종시 토지를 대상으로 한 투기 의혹도 불거지고 있어서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계속 번지면서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다. 국민들의 공분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가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공무원 투기 여부를 조사하기로 해 주목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공무원 투기 여부를 이달 말까지 조사해 도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5년 11월 제2공항 예정지 발표를 앞두고 서귀포시 성산지역에서 거래된 부동산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조사 대상은 현재 재직중인 제주도의 모든 공무원이다. 원 지사는 "조사 결과를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동산 투기가 사실로 드러난 공무원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제2공항 입지를 둘러싼 투기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려면 자체 조사로 끝나선 안된다. 제2공항 예정지가 발표된 2015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도외인 토지거래를 도외시한 채 조사한다면 누가 믿고 납득하겠는가. 게다가 현직만 조사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적어도 2015년에서 지난해까지 근무한 공무원도 당연히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제주도의 자체 조사로 투기 의혹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도민은 없을 것이다. 친인척 등 다른 사람 명의로 소유한 차명거래 조사 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더욱 그렇다. 엊그제 정부합동조사단이 발표한 LH 직원 투기 의혹 조사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변죽만 울렸다'는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잖은가. 따라서 제주도가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투기 의혹을 제대로 밝히려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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