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뉴울꽃 제주오름](7) 제주오름에 대한 탐방객의 의식과 인식

[검뉴울꽃 제주오름](7) 제주오름에 대한 탐방객의 의식과 인식
자연과 공감하는 행정과 탐방객이 필요할 때
  • 입력 : 2021. 03.16(화) 16:29
  • 뉴미디어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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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름과 말.

제주사람에게 오름은 역사를 통해 삶에 녹아 든 자연문화이다. 이러한 자연문화는 화산이 만들어준 자연경관과 함께 제주사람의 공동체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고, 공동체의 주체인 자연과 제주사람은 서로 존중하며 살아 왔다. 제주자연의 경관과 지질의 보전은 제주사람의 생활이 존중받고 전통적 생활의식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이루었다는 것은 제주자연에서 오름에 기대어 사는 제주사람의 삶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인간과 지구는 함께 치유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 웹사이트에 있는 글귀다. COVID-19가 사람과 지구를 먼저 생각하는 변화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우리가 서로를 돌보는 법을 함께 깨우쳤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우리에게도 자연과 인간을 조화롭게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따라서 제주오름에서도 이런 가치있는 변화가 이루질 수 있는 공감이 필요하다. 오름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오름을 완전하게 이해하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오름의 존재에 대한 완전한 이해 있어야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은 인간 중심주의와 생태 중심주의가 있다. 자연은 인간을 위한 도구로 보는 인간 중심주의는 자연의 다양성과 조화의 유지가 인간의 생존과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며, 자연의 가치는 인간의 생존보다 우위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이는 기술 개발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생태 중심주의는 자연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래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인간은 생태계의 안정을 추구할 의무가 있고, 자연을 인간의 필요와 유용성에 따라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생태 중심주의에서는 인간은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존재로 본다.

 하지만 인간 중심주의는 개발과 환경오염이라는 문제를 야기했으며 대규모 자본에 의한 경관의 사유화라는 옳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자본의 독점으로 인한 대규모 개발은 경관을 독점 소유하고 여기에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의 환경정책 실패와 탐방객에 대한 과잉서비스로 생태계마저 위협받고 있으며 환경수용력을 초과한 탐방객으로 제주의 자연은 훼손과 파괴로 인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도 행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 주기 위해서는 자연과 조화를 통한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제는 생태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도민은 생태와 관련된 정책에 더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 환경을 보전하는 정책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취해야 하며 인간중심적 관광에 따른 환경파괴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환경에 대한 개발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금부터 자연환경과 적절하게 균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행정이 함께 자연보전에 필요한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 도민은 자연보전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제주는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사회, 경제적 가치가 높게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주오름에 탐방객이 몰리고 있다. 많은 탐방객으로 훼손되고 파괴되는 오름이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오름을 다녀야 하는가. 오름을 지키는 첫 출발은 도민과 탐방객의 환경에 대한 인식과 의식수준을 올리는 일이다. 제대로 보는 것이 인식이고 올바른 생각으로 이끄는 것이 의식이다. 물론 오랜 시간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것이다. 제주자연을 찾는 탐방객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과도한 탐방객 수, 성숙하지 못한 탐방 매너 등은 제주자연 보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탐방 행태가 단순한 정복형이고 걷고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과 인생샷을 위한 장소로 인식하여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제주의 오름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탐방객에게 자연에 대한 이해와 감상 그리고 자연휴식년제나 생태계 보호를 위한 내용이 이해되고 잘 지켜지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제주의 아름다운을 더하는 오름곡선.

 오름 보호 외치며 옆에 주차장 만들면 위선

 화산폭발로 생긴 오름은 무너지기 쉬울 뿐 아니라 한번 무너지면 복원하기 힘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오름은 도로에서 가까워 접근이 쉽다는 것이다. 오름을 보호하는 가장 근복적인 방법은 접근성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오름 바로 옆에다 주차장을 만들면서 오름을 보존하겠다고 외치는 행정은 위선이다. 이러한 행정의 인식이 체계적인 대책없이 땜질식 처방으로만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 또한 탐방객의 인식 못지않게 많은 변화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탐방객은 제주자연에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2009년 영화 '아바타'는 인간의 욕심과 배신 그리고 자연의 신비함을 보여 주었다. 인간은 단절되어 있으며 추악한 존재이고 나비족이 완전한 인간성을 갖고 있다고 느낀다. 왜 그럴까. 지구는 너무 오염돼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고 현재를 잃은 인간세계에서는 인간의 미래가 존재가치 조차 없기 때문이다. 인간과 거대자본을 가진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원주민을 학살한다. 이 영화에서 인간은 환경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것도 모자라 또 다른 행성의 파괴를 계획하는 존재로, 나비족은 환경과 교감하며 후손의 미래를 생각하는 존재다. 나비족은 모든 자연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모든 에너지는 잠시 빌린 것이야. 언젠가는 돌려줘야 해." 나비족 전하는 이 외침은 지금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연에서 때로는 단하나의 결정이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그 결정의 대상은 인간의 운명이 아닌 자연에 살고 있는 생명의 운명이다. 우리는 그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 제주자연을 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 것이다.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경치 감상하는 멋이 아니라 생명 보호가 먼저

 제주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 배려하며 불필요한 언행을 삼가고 혐오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탐방객은 품위를 갖추어야 한다. 그 품위란 오름에 자라는 풀잎에라도 상처를 입힐세라 조심하는 마음가짐이다. 오름에서 경치를 감상하는 멋이 아니라 그 안에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야 말로 탐방객이 지닌 고상하고 격이 높은 자연에 대한 인격이다.

제주의 오름을 오르는 탐방객.

 오름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에 탐방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 예의를 가지고 있을 때 오름의 품안에 제대로 안길 수가 있다. 수천년 이상의 시간과 화산이 만들어 준 오름이 있어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한 최소한의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생명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 이것이 오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름을 오래 다닌 사람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자연이 초대한 손님이다. 주인에 대한 예절을 갖추고 조심스레 다녀가야 하지만 무례한 이들이 많다. 제주오름에 예의를 지키는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제주오름을 생각하는 탐방객의 예의

 ▶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는다. 탐방로를 벗어나면 토양유출이 가속화되어 오름의 훼손과 파괴로 이어진다. 탐방로가 아닌 곳을 지나가면 산에서 자라고 있던 야생식물이 탐방객들의 발에 밟혀 죽게 되기 때문이다. 야생 식물의 뿌리는 오름에 있는 흙을 고정시켜주는 역할도 하는데 이런 야생 식물들이 사라지면 결국 흙이 쓸려 내려가 오름이 황폐해진다. 결국 자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장기간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여 탐방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연은 자연의 힘으로 치유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를 넘어서면 인위적으로 복구 할 수 밖에 없다. 오름에게도 '쉼'이 필요하고 방해하여도 안된다.

 ▶ 인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오름에 가는 것은 옳지 않다. 근심은 사는 곳에서 풀고 오름에 위로를 받으러 가야 한다. 그러나 간혹 예의없는 탐방객들로 인해 오름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제주자연을 찾을 때 제주의 자연보존은 기본이며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필수다. '어진 사람은 의리를 중히 여겨 그 중후함이 산과 같다'라는 말이 있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정상만 바라보고 과시하면서 오름을 오르는 동안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사라지고 마음이 더 뾰족해져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 아무도 없는 오름에서 가장 무서운 대상이 사람이기도 하다. 숨을 몰아쉬며 누구나 힘든 걸 참으며 오름에 오를때 적당한 목소리로 가볍게 인사하면 두려움도 없어지고 즐거워진다. 인사는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경의를 표시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 라디오를 켜고 다니거나 배낭에 종을 매달거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틀고 다니는 행위는 오름을 모욕하는 것이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름에 온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오름에 살고 있는 동식물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어폰을 낄 수도 있지만 안전한 탐방을 생각한다면 그마저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연에서는 바람, 새, 물, 곤충, 동물,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소리처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안에 살고 있는 생명이 놀라기 때문이다. 소리에 민감한 생물은 다시 오지 않는다. 또한 자연을 조용히 즐기려는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산란을 포기하거나 부화 중이었던 알을 깨는 경우도 있다. 풍력발전이 있는 목장에서는 바람소리에 소와 말이 유산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민감하다. 소중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응급상황이 아니면 큰소리를 내지 말자.

제주의 오름을 오르는 탐방객.

 ▶ 오름을 오를 때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어떤 사람과 같이 가느냐는 것이다. 특히 리더의 중요성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어떤 리더를 만나는지가 중요하다. 처음 자연에 입문하는 사람은 리더를 통해 기초를 배우고 습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리더는 자연에서 해야 할 행동과 의식을 알려 주고 체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의식있는 행동으로 자연에 동화될 수 있도록 사람을 이끌어야 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의미를 되짚어 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과 오름탐방을 시작하느냐가 자연에서 행하는 자신의 행동과 의식이 정해지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 오름에서의 음주나 흡연은 탐방객의 수치이다. 자연을 즐길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담배를 끊을 수 없다면 산을 끊으라'는 말이 있다. 아예 오름으로 오지 말아야 한다.

 ▶ 어떠한 것도 꺽거나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오름에서 식물이나 송이가 채취된 흔적도 많이 보인다. 인간의 욕심을 오름까지 와서 보여줘야 하겠는가. 야생동식물은 사람의 손을 좋아하지 않는다. 바라만 보자. 꽃을 따서 머리에 꼽거나 가지를 꺽어 배낭에 꼽는 행위는 일종의 파괴행위다.

 ▶ 흔적을 남기지 말자. 쓰레기, 물휴지, 페트병, 심지어 자신의 발자국마저 남기지 말자. 인생샷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추억은 가슴으로 간직하고 눈으로 보는 것이다. 탐방객은 오름을 위하는 진정한 의식과 행동이 필요하다. 오름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자그만 흔적이라도 남기지 않고 다녀가야 한다.

 ▶ 오름주변에 사찰이나 문화유적지가 많다. 경건한 마음으로 둘러보고 문화의 가치를 알아 가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자연과 문화의 고귀한 가치이다.

 ▶ 오름에서는 올라오는 사람이 더 힘든 상황이므로 내려가는 사람이 비켜 주거나 기다려 주는 것이 예의다. 빠르다고 먼저 가려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 많은 어른과 산행약자에게 길을 양보하고 앞뒤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 오름 주위에 농산물 재배하는 밭이 많다. 어떠한 경우에도 채취하면 안된다. 조그만 탐욕이 인간성을 망치는 결과가 된다. 몰지각한 탐방객이 되지 말자.

 ▶ 진한 화장이나 향수 등은 자제한다. 야생 동식물은 작은 냄새에도 아주 민감해진다. 자연에서 피톤치드같은 자연의 향기를 맡아야 한다.

 ▶ 식물에 리본을 달지 말자. 자신이나 소속된 단체의 우월감이나 과시를 위한 것 뿐이다. 오름은 작은 소화산체이다. 어떠한 표시도 필요 없는 작은 곳이다. 환경과 살고 있는 식물에도 좋지 않다.

 ▶ 오름에 단체로 오지 말자. 많은 사람이 함께 걷는 것은 오름을 훼손하는 지름길이다. 제주의 지질은 육지와 달라 몇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생기고 침식현상으로 이어져 훼손이 시작된다. 소규모로 다니기를 강력하게 권장한다.

 ▶ 탐방로에서 일렬로 걷는다. 좁은 길에서 탐방객이 지날 때는 한 줄로 걸어야 한다. 나란히 걸으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된다. 좁은 탐방로의 가장자리는 정비되어 있지 않아 그곳으로 걸으면 탐방로가 점점 넓어져 토사유출로 인한 훼손을 가속화한다.

 ▶ 음식물 섭취 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남기고 간 음식물은 야생동물과 식물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다. 함부로 가공식품을 주는 행위도 야생 동물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

 

제주의 오름.

▶ 쉴 때는 지나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길에서 비껴서야 한다. 가급적 식생에 피해를 주지 않는 곳에서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쉬어야 한다.

 ▶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등산용 스틱'은 오름 훼손의 주범이다. 요즘은 스틱을 2개씩 들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 돼버려 피해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비탈길, 평지 가리지 않고 짚고 다녀 오름에 있는 나무뿌리가 상처를 입고, 흙까지 파헤쳐지면서 결국 식물들이 말라죽고 있다. 정말 스틱이 필요하다면 스틱 아래 부분에 캡을 씌우고 1개만 들고 다니면서 오름의 식생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경쟁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남들보다 먼저 정상에 오르고 먼저 끝내기 위해 오름을 오는 사람이 있다. 오름은 경쟁의 장소가 아니며 자기 과시를 위한 곳이 아니다. 남들보다 먼저 가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해야 한다.

 ▶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릴 때 좋은 인생샷만을 올릴 것이 아니라 제주자연을 아끼고 사랑하고 보호해야 할 어두운 샷도 같이 남겨야 한며 '#오름보전' 같은 해시태그달기 캠페인도 해야 한다. 오름은 현재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중에 후대와 같이 추억을 이야기할 대상이 없어져 버리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제주의 오름과 말.

 인간은 생태계의 구성원인 동시에 자연 안의 모든 생명과 평등한 존재이지만 인간만이 자연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오름보전을 위해 크고 작은 불편함이나 희생들이 수반되어야 할 경우도 있다. 선제적인 행정 조치가 있고 건강한 지역공동체가 있으면 자연환경 속에서의 삶이 행복해 진다.

 의식과 행동은 서로 중첩되어 있어 하나를 해결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다른 하나를 얻을 수 있다. 그 하나가 오름에서 느리게 걷는 즐거움이다. 즐거움은 상상 이상이다. 상상은 자연에서 나라는 존재의 시간과 공간속으로 들어가 나를 깨우는 행위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에코지능'이라고 강조했다. 인간과 자연의 상호 영향을 이해하는 인식 능력, 즉 자신의 소비와 생산활동이 지구 환경에 미칠 영향을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 자연에 대한 이해력을 높혀 자연과 공감을 하는 것이 행정과 탐방객이 할 일이다.


 제주도 행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주도는 이러한 탐방객의 행동심리를 이끌어내는 어떠한 정책도 제시한 적이 없다. 행정은 제주오름의 보전가치를 향상하는 장단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탐방객의 의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오름에 관한 모든 사항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조사하여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처음에는 철저한 홍보를 통해 그 역할은 깨닫게 하고 그로 인해 올바른 인식이 확산되면 의식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이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제주에서 오름에 간다는 것은 오롯이 오름의 품속에 안기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속에 자신만의 오름 하나를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이다. 그 오름과 나를 위해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고 올바른 의식을 가져야 한다. <김홍구/제주오름보전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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