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기름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국제 유가도 계속 올라 당분간 기름값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가 더욱 휘청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모(57)씨는 생계 수단이었던 차량 운수업을 잠시 중단했다. 지난해말부터 지속 오른 휘발유 값 탓에 하루 수입이 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열흘 사이 제주지역 평균 휘발유 값이 30원 넘게 오르면서 운전대를 잡기에는 부담이 더 커졌다.
지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일거리도 줄었는데, 기름값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송비와 인건비 등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차량 운전대를 놓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지금 당장 먹여 살려야할 가족이 있기 때문에 마냥 쉴 수도 없어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제주지역 ℓ(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01.70원을 기록했다. 최저 가격은 1540원, 최고는 1650원이다.
제주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벌써 44.56원 가량 올랐고, 올해 1월 1일(1450.91)과 비교하면 150.88원이 상승했다. 특히 지난 12일 평균 1567.42원이던 제주지역 휘발유 가격은 13일 하루사이 1596.93원으로 30원 가까이 올랐고,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4일(1600.96원)에는 1600원대를 넘어섰다.
제주지역에서 평균 휘발유 가격이 160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11일(1604.09원)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2월 11일 이후 제주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다 같은 해 5월 16일에는 1255.82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다시 상승과 보합을 거치다 지난 11월 28일 기점으로 16주 연속 오르고 있다.
지역별 기름 가격을 비교해도 제주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ℓ당 1613.19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편 오피넷의 국제유가 동향 분석에 따르면 미 경기 부양 움직임과 중국 정제처리량 증가, 이란 우라늄 농축 등의 상승요인과 달러 인덱스 강세, 정제시설 재가동에 따른 미 석유제품 재고 증가 등의 하락요인이 맞물려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