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융수의 현장시선] 4차 산업혁명 시대 그리고 '혁신조달'

[류융수의 현장시선] 4차 산업혁명 시대 그리고 '혁신조달'
  • 입력 : 2021. 04.02(금)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예년 같으면 많은 사람들이 축제속에서 유채꽃을 구경하며 추억거리를 만들었겠지만,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집합금지조치로 행사가 취소돼 그럴 수 없게 됐다.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와 우울감(blue)의 합성어인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 껴안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 간의 교류차단에 따른 외로움, 스트레스를 소를 껴안는 신체적 접촉을 통해 치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10여년 전 네덜란드에서 'koe knuffelen(코 쿠너펠렌·암소 포옹)'라는 힐링 프로그램으로 시작돼 이후 스위스, 덴마크 그리고 미국의 일부 농장들에서 선보였던 것이 현재는 코로나블루 극복방법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코로나19는 예측하지 못한 여러 측면에서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불러왔고, 이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언택트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즉 우리의 삶을 빠르게 바꿔 놓으며 그와 관련된 디지털 혁신 기술들의 적극적인 사용을 이끈 것이다. 이처럼 시대상황과 사람들의 필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혁신기업, 혁신기술의 전면적인 등장이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조달청의 화두는 '혁신조달'이다. 조달청은 2019년에 공공조달을 활용해 국민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민간의 기술혁신 및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지향 공공조달방안'을 마련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혁신 시제품 구매사업'을 추진했다. 아직 시장에서 상용화되지 못한 시제품을 조달청이 선도적으로 구매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공공기관과 우선 매칭을 시킨다. 이후 공공기관이 실제 테스트해 나타난 결과들을 피드백해 혁신성을 인정받은 제품들의 초기판로를 적극적으로 열어주는 것이다. 또한 국내 혁신기업들이 성장 궤도에 좀 더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혁신조달' 플랫폼 또한 운영 중에 있다. 그 결과 2019년 이후 현재까지 462개의 혁신제품이 지정됐고, 2020년 공공시장 혁신제품 구매액은 47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제주조달청 역시 제주지역 내 벤처·창업기업의 벤처나라 등록을 지원함과 동시에 혁신시제품매칭을 지원하는 등 도내 혁신기업의 공공시장진입을 지원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0년 9월 제주조달청을 포함한 도내 6개 기관이 ‘혁신지향 공공조달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이 혁신제품 발굴을 함께 추진하고, 선도적 구매자로서 혁신제품의 초기 판로를 확보하는 등 기술개발 제품의 시장진출을 돕고, 국민에게는 수준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소 껴안기’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처럼 제주조달청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혁신조달'이라는 공공조달 패러다임을 통해 혁신적인 사고를 가진 기업들이 혁신성장의 축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혁신기업들의 소 껴안기’가 될 준비가 돼 있다.

도내 혁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언제든지 제주조달청의 문을 두드려 주길 바란다. 또한 관련 공공기관들과 협업해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찾아가 혁신제품 등록절차 등을 안내할 예정으로, 기술개발에 힘쓰는 중소기업들이 웃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해 본다. <류융수 제주지방조달청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10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