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근무 부정수령부터 음주 뺑소니, 성매매, 부하 여직원 성추행까지 제주 공무원의 부끄러운 민낯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공직 부패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LH사태를 겪은 문재인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공직 부패는 '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하는 사안'이다.
공직 부패가 발생할 때면 '다른 나라에서 공무원을 수입해 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실제 16세기 영국의 정치가 토마스 모어가 그려낸 유토피아에서는 공무원을 이웃나라에 수출하는 모습이 나온다.
수입 사태를 막기 위해서인지 제주도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특별감찰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의 일부 공무원들이 출·퇴근 및 점심시간 미준수, 근무지 무단이탈, 출장 중 사적 용무 수행, 무단결근, 초과근무 부정수령 등의 사례가 끊이지 않음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행동강령이나 청탁금지법 위반 등 위법 부당행위 적발시에는 엄정하게 처분하겠다"며 "또 고의 유무와 경중에 따라 부서장의 연대 책임 조치도 이뤄질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그러나 뒤에서는 "지적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하라"고 공무원들에게 미리 당부하는 것을 보면 '싹을 자르겠다'는 의지보다는 '조심하라'는 온정주의 느낌이 강하다.
차라리 "꿀단지를 줄이면 모여드는 파리도 줄어든다"는 앨빈 토플러의 처방이 더 현실성 있어 보인다. 그가 말한 꿀단지는 작게는 공무원이 가진 '인허가권', 크게는 정부의 '권한'을 뜻한다.
그럼에도 법을 위반해 수 차례 유죄를 선고받고, 선거공신을 공직사회에 채워넣으며, 도외 본부는 사조직처럼 운영하는 도지사가 있다면 공무원 수입도, 꿀딴지를 줄이는 방법도 소용이 없다. <송은범 행정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