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지난달 31일 밤 11시쯤 제주시 건입동 탑동광장 인근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상을 즐기고 있다. 강민성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31일 '노상' 장소로 손꼽히는 탑동광장 등의 장소에 많은 인파들이 몰리면서 5인 이상 집합 등 방역 수칙 위반 사례도 적잖이 발견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밤 11시쯤 늦은 밤 시간인데도 제주시 건입동 탑동광장 인근에는 도민·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부터 술집,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1시로 제한되면서 이 곳으로 모여든 것이다.
이들은 계단이나 주변 산책로에 자리잡고 취식·음주 등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일행들과 다닥다닥 붙어앉아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목격됐다. 5인 이상으로 구성된 모임도 종종 발견됐다. 턱스크를 하거나 아예 벗은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 뒤에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위반 시 고발 및 과태료 부과'의 경고 현수막이 걸려 있어 취지를 무색케했다.
이처럼 코로나에 무방비한 모습이 지속적으로 노출되자 탑동광장을 아예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탑동광장 인근에서 살고 있는 주민 강모(44)씨는 "거리두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5인 모임 금지 조치도 지켜지지 않는데, 사실상 이 곳은 무법지대"라며 "거리두기 격상을 해도 의미가 없다. 탑동광장 취식 자체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31일 영업제한으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제주시청 대학로.
이와 함께 제주시청 대학로 일대 상권에선 사람이 없어 간판 불이 꺼져 있는 등 북적이던 탑동광장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며 적막감이 흘렀다.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닫았고, 문을 닫지 못한 가게는 마감 준비에 한창이었다. 거리에는 간간히 배달오토바이들만이 지나다녔다.
올해 초 거리두기 2단계로 직격탄을 맞았던 소상공인들은 간신히 버티고 있었지만, 재차 거리두기 연장 발표로 인해 매출이 또 줄어들까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53)씨는 "거리두기 하향으로 매출이 소폭 올랐지만 이마저도 거리두기 2단계 상향으로 인해 매출이 또 꺾일까 걱정된다"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오는 13일까지 유지되며, 이후 확산세 추이에 따라 완화 여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식당과 카페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매장 내 영업이 금지되고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유흥시설 5종 및 노래연습장, 파티룸 등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