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탁의 백록담] ‘문화도시’ 서귀포시를 위한 제언

[백금탁의 백록담] ‘문화도시’ 서귀포시를 위한 제언
  • 입력 : 2021. 06.07(월)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귀포시가 2019년 12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1차 법정문화도시로 지정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1년차 성과에서 '우수 도시'로 선정, 전국의 수범사례가 되고 있다.

문화도시사업은 도시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문화도시 조성에 참여, 스스로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해 고유의 문화발전을 이끌어간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가 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사전에 많은 공을 들였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이중섭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작가의 산책길 조성, 문화예술디자인 시장 운영, 옛 관광극장 재생을 통한 문화예술 공간화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또 생태문화콘텐츠 프로젝트 운영, 마을문화 발굴 등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위해 34억8800만원을 투입해 143개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토대로 예비문화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어 지난해에는 25억7100만원을 들여 '노지(露地)문화 씨앗' '창의문화 농부' '미래문화 텃밭' 등의 사업을 벌이며 시민문화 활성화와 마을문화공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시도했다. 마을삼춘 그림이야기책, 우리동네 호끌락 문화학교, 노지문화 탐험대, 책방데이, 악기도서관 운영 등의 다양한 결과를 도출했다.

시에는 105개 마을이 있다. 이곳에 존재하는 노지문화는 무궁무진하다. 시민들의 삶 자체가 그대로 담긴 지역의 노지문화야 말로 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화도시사업은 지역의 중·장년층의 일자리 창출과 마을만들기와도 연관 지을 수 있다. 지역주민의 전문성을 키워 문화해설사로 양성한다면 고향을 지키는 일과 일자리 창출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마을사람들 만큼 자신의 마을에 애착을 갖고 잘 아는 이가 누가 있겠는가. 지난해 문화도시 1년차 평가에서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낮은 시민체감도 역시 보완할 수 있겠다.

여기에 최근 개장한 '하영올레'도 문화도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도심을 걷는 올레꾼들에게 지역의 숨겨진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도보투어의 매력은 배가 될 수 있다. 하영올레는 도심공원 6곳과 특화거리 3곳, 그리고 도심관광지와 재래시장 등이 한데 어울려 체류형 웰니스 관광을 추구하고 있다.

예산이 없이도 하영올레에서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시책들은 많다. 시는 '판'만 깔면 된다. 플리마켓을 열고, 예술가들이 야외무대에서 공연하고, 작품 전시 및 판매하고, 아울러 아이들이 신나는 춤판도 있으면 좋겠다. 여기에 이중섭미술관을 중심으로 여름 관광성수기에 이중섭기간을 운영하며 이 기간에 이중섭거리 300m에 대해 차량통행을 금지하고 난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제안한다.

왜, 서귀포에는 야간에 관광이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없는가? 답은 간단하다. 기존의 자원을 어떻게 엮고, 거기에 지역의 이야기를 붙이고, 지역경제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가에 달렸다.

앞으로의 정책은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 이미 충분한 원도심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문화도시에서의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정을 바란다. <백금탁 제2사회부장 겸 서귀포지사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86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