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체계 개편 후 버스 수송분담률 되레 후퇴
일부 하수처리장 주민 반대 부닥쳐 증설 공사 중단
봉개동 매립장 사용 만료 임박… 쓰레기 대란 우려
원희룡 도정은 관광객·인구 급증에 따른 교통난, 하수·쓰레기 처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체계 개편, 하수처리장 증설·현대화, 매립장 증설 등의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어느 것 하나 매듭짓지 못하고 도정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교통분야=교통 분야를 보면 진퇴양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얽히고 설킨 난제들에 둘러싸여 있다.
우선 원 도정 교통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중교체체계 개편 후 중앙차로가 도입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2.7㎞)에서 버스의 평균 시속은 13.2㎞에서 18.9㎞로 빨라지고 버스 이용객이 15% 늘어나는 성과를 냈지만, 수송 분담률은 오히려 후퇴하는 문제를 드러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전인 지난 2016년 제주의 버스 수송분담률은 19%였지만 지난해 14.7%로, 개편 전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수송분담률을 높이려면 버스가 빨리 달릴 수 있는 중앙차로를 확대해야 하지만, 국비 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중앙차로 갯수를 4년 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내용으로 제시됐던 복합환승센터는 타당성 부족으로 첫 삽도 못뜨고 무산됐다.
교통난 원인 중 하나인 렌터카 문제도 풀지 못했다. 렌터카 수를 줄일 목적으로 시행된 렌터카 총량제는 법적 다툼 끝에 도정의 완패로 끝나면서 시행 3년 만에 잠정 중단됐다. 최근에는 수요 대비 렌터카가 모자라다는 업계의 요구에 따라 오히려 증차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쓰레기·하수 분야=쓰레기·하수 처리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처럼 위험에 직면해 있다. 도내에서 발생하는 하수의 절반 가량을 처리하는 도두하수처리장을 비롯해 동부·서부·대정 하수처리장 등 4곳이 올해에도 시설 용량을 초과하거나 용량에 육박한 하수를 감당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15년부터 하루 평균 24만t 수준인 도내 8개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2025년까지 7100억원을 투자해 42만8000t으로 확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하수처리장 별로 공정은 극과 극이다.
성산과 대정은 증설이 완료됐지만 동부와 서부는 주민 반대에 부닥쳐 증설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하수 처리시설을 지하로 매설하고 시설 용량을 2배 가량 늘리는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기본설계 등의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일러도 오는 2022년에야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문제도 여전하다.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 지역의 1인당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하루 2.0㎏ 정도로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도내 10개 매립장 중 2019년 2월 가동한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제외하면 대다수는 사용기한이 다 됐거나 여유 용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소각 쓰레기 매립장의 사용 연한이 다 되면 최근 가동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그 일을 대신 담당할 수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도내 전 지역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서귀포시 색달동 광역폐기물 처리시설 공사가 지난 6일 첫 삽을 떴지만 색달동 시설이 가동하는 오는 2024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감당해야 할 곳으로 지목된 봉개동 매립장은 오는 10월이면 사용 기한이 만료한다.
제주도는 봉개동 매립장의 사용 기한을 늘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지만 주민 승낙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장 협의가 이번이 벌써 네번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