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7] 4.도시숲을 말하다 (2)조성 성과와 한계

[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7] 4.도시숲을 말하다 (2)조성 성과와 한계
지속적 양적 확대에도 생활 속 실질 효과 체감 미흡
  • 입력 : 2021. 07.20(화) 00:00
  • 이윤형 선임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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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도시림 면적 전국 2위
도심 녹색띠 형성·경관 연출
조성 성과에 대한 진단 통해
향후 개선점 모색해 나가야


본격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제주도를 비롯한 한반도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열대야는 제주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길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는 미세먼지·황사처럼 건강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현실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제주시 동서를 연결하는 연북로. 이곳은 지난 2008년 제주에서 처음 조성되기 시작한 도시숲으로 소나무를 비롯해 키 큰 교목과 키 작은 관목들이 어우러져 도로와 도심을 연결하는 녹색띠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이상국기자

기상청이 이달 12일 발표한 '최근 10년 폭염·열대야 분석'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20년까지 48년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최근 10년(2011~2020년)사이 폭염과 열대야 발생일수가 3일 이상 증가했다. 폭염은 과거 48년 평균 10.1일에서 최근 10년 평균은 14.0일로 3.9일, 열대야는 5.7일에서 9.0일로 3.3일 늘었다.

열대야의 경우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제주도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귀포가 31.0일로 가장 길게 나타났으며, 이어 제주시(29.9일)가 두 번째를 기록했다. 고산은 21.9일, 성산 17.4일로 전국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포항(19.3일), 대구(18.5일)와 비교해도 제주지역 열대야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올해도 제주지역은 이달 5일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열대야 시작일인 7월 19일보다 14일이나 빠른 것이다. 제주 지역 역대 가장 빠른 열대야 시작일은 2014년에 기록한 5월 27일이다. 폭염경보도 올해 들어 벌써 이달 12일 처음 내려졌다. 이는 지난해(8월 12일)보다 한 달 빠른 것이다.

미세먼지·황사는 물론 폭염·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도시숲을 비롯한 녹색공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도시숲의 효과는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시숲은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 완화시켜주고, 습도는 9~23% 상승 효과를 준다. 도로에 침엽수 조성시 자동차 소음은 75%, 트럭 소음은 80%를 감소시켜 준다고 한다. 또 나무 1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산소 1.8t을 방출한다. 연간 미세먼지를 35.7g 흡수한다. 도시숲 1㏊는 연간 오염물질 168㎏를 제거한다고 한다. 흔히 도시숲을 도심속 허파라고 하는 이유다.

제주도가 '도시숲'을 내걸고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부터다. 이상기후에 대비하고 미세먼지 저감 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유형의 생활권내 녹색공간을 확충해 나가자는 차원에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인 조성에 나선지 10여년 지나면서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에 녹색띠를 형성하고 녹음이 우거진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2008년 도시숲으로 처음 조성된 곳은 제주시 연북로와 병문천(중앙초교~서문사거리 구간) 일원 등이다. 가로수 등 모두 7㏊의 도시숲을 조성했다. 연북로는 제주시 동서를 연결하는 주요도로다. 당시 조성된 연북로 도시숲은 현재 소나무를 비롯해 키 큰 교목과 키 작은 관목들이 어우러져 도로와 도심을 연결하는 녹색띠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후 2020년까지 사업비 237억2500만원을 투입해 모두 147.95㏊ 도시숲을 조성했다. 매년 10㏊ 안팎의 도시숲이 꾸준히 조성되면서 회색빛 도시 경관을 바꾸고 있다.

제주도는 기존의 나무심기 정책에 더해 매년 다양한 유형의 도시숲을 조성하고 있다. 명상숲(학교숲)도 그 중의 하나다. 명상숲은 학교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숲을 말한다. 아이들의 정서함양과 건강을 위한 명상숲은 지난 2010년 제주시 봉개초등학교에 처음 조성됐다. 이후 2020년까지 제주도내 32개 학교에 사업비 21억6000만원을 투입해 명상숲이 조성됐다.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녹색공간 증진사업으로 나눔숲 조성사업도 2010년부터 시작됐다. 이는 사회적 약자가 거주하는 사회복지 시설 내 이용자들이 녹색숲을 이용하기 쉽고 치유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다. 나눔숲은 지난 2018년까지 사업비 18억7700만원을 들여 18개소가 조성됐다.

제주도는 올해도 예산 36억5000만원을 투입, 녹색쌈지숲 8㏊, 자녀안심그린숲(3개소), 생활밀착형숲(1개소)을 조성할 계획이다. 복지시설나눔숲·무장애나눔길에도 예산 8억6000만원이, 명상숲 조성에도 2억4000만원이 투입된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도시숲이 지속적으로 조성되면서 양적으로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전국 17개 시도별 도시림 현황(2015년 말 기준)을 보면 제주도의 산림면적은 8만8022㏊, 도시지역 면적은 15만1587㏊로 파악됐다. 도시림은 8만7668㏊로 도시면적의 57.83%, 1인당 도시림 면적은 1484.40㎡로 강원(2404.62㎡)에 이은 전국 시도 가운데 2위다.

그런데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도시숲 조성의 가시적 성과가 시민들의 피부로 느끼기에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생활속 공간에서의 도시숲이 여전히 부족한데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

2015년 말 기준 제주도의 1인당 생활권도시림 면적은 11.85㎡이다. WHO(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인 9㎡를 초과한 수치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번째에 해당한다. 수도권인 서울(5.35㎡)이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16위 경기(6.62㎡), 15위가 인천(7.56㎡)이다. 3곳의 수도권 광역지자체를 제외하면 제주도는 최하위권에 속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양적 확대 조성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피부에 제대로 와닿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의 수요에 부응하고, 삶의 질에 대한 욕구 증대에 따른 도시숲의 중요성에 비춰보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다양한 유형의 도시숲, 즉 가로수, 명상숲, 나눔숲, 녹색쌈지숲 등 서로 연결성이 부족하고 고립되고 단절된 형태로 조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주시 도심권의 가로수 등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단열로 조성된 경우가 많다. 단열로 조성된 가로수와 다층 가로수는 미세먼지와 열섬현상 저감 효과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도시숲 조성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는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악화하는 생활환경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의 조성 성과에 대한 진단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속에서 그 효과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개선점을 모색해 가야 한다. 지역적 특성과 도심 환경을 고려하고 도시숲 기능과 목적에 따른 지속적인 조성 정책과 관리 방안을 고민해가야 할 시점이다. 이윤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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