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아파트 값…제주 매매가 상승률 9년여만 최고

대책없는 아파트 값…제주 매매가 상승률 9년여만 최고
6월 3.1% 올라 2012년 5월 이후 최대폭 기록
평균매매가 5월 첫 3억 넘은후 6월 3억1702만원
올해 최고가 아파트 분양 후 단지형 1억~2억 올라
  • 입력 : 2021. 08.11(수) 17:46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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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신시가지 전경. 한라일보DB

제주시 신시가지 전경. 한라일보DB

제주지역의 6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9년여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택가격보다 3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전체 주택시장을 자극하며 동반 상승흐름을 보이는 등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의 과열된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강력한 규제정책에 비규제지역인 제주로 불똥이 튀어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 실수요층의 몫이 되고 있다.

 11일 본지가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6월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3.1% 오르며 2012년 5월(3.5%) 이후 9년 1개월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전국 상승률(1.2%)의 2.6배 수준이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018년 4월 0.4% 하락세로 전환한 후 2020년 11월까지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다 12월 0.1%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 후 올해 1월 0.5%, 2월 0.6%, 3월 0.5%, 4월 0.6%, 5월 2.0%, 6월 3.1%로 상승폭을 키웠다. 행정시별로 보면 작년 12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는 점은 같지만 6월 기준 상승률은 제주시(3.7%)가 서귀포시(1.1%)보다 더 컸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으로 평균매매가격도 급등해 5월 3억45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어섰고 6월에는 3억1702만원으로 뛰었다. 올해 5월 이전 도내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최고가는 2019년 1월의 2억9961만원이었다.

 이같은 아파트 매매가 상승은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겠다며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강화, 분양권 전매를 대폭 제한하면서 규제를 피한 투기성 수요가 제주로 몰려든 영향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때마침 올해 3~4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연동한일베라체 더 퍼스트 분양가가 전용 83㎡에 5억8160만~6억7910만원,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가 84㎡ 전용 8억7130만~9억4830만원으로 연달아 도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게 결정적이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이들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고, 전매제한도 없어 분양 후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운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전매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제주시 소재 단지형 아파트 가격도 빠르게 동반상승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제주시 연동, 노형동, 아라동 등 도심 지역의 단지형 아파트 가격은 올들어서만 1억~2억원 안팎 올랐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은 주택시장 전반을 자극해 전체 주택가격도 2019년 1월부터 하락세를 지속하다 2020년 12월 보합세에서 올해 1월 0.1% 상승 전환 후 6월(0.9%)까지 6개월 연속 올랐다. 6월 도내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3억943만원으로, 역대 최고가였던 2019년 5월(3억1426만원) 가격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내 아파트 거주비율이 전국 최저수준이어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진정되려면 예측가능한 주택 공급정책과 양질의 임대주택 등 등 종합적인 주거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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