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분홍 우체통

[열린마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분홍 우체통
  • 입력 : 2021. 08.19(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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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에 출간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이 있다.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인데 '나미야 잡화점'을 배경으로 고민과 상담 놀이가 편지를 통해서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펼쳐지는 내용이다.

익명의 편지를 받은 주인공 나미야가 상담자를 위해 진지하게 답장을 쓰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민이 많은데 나미야 잡화점 같은 소통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 분홍 우체통 '서귀포시 여성고민상담 우체통'이다.

지난 4월,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5~6월에는 나미야 역할을 해 줄 지역자원을 연계하고, 부서 협의와 장소선정, 7월에는 우체통과 고민 엽서 제작 등 4개월간 준비를 거쳐 천지연 새섬 공원, 동홍동 솔오름, 시청 1청사에 분홍 우체통을 마련했다.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서귀포시 여성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한다. 11월에 만족도 조사와 평가를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할 생각이다. 주위에서 내게 물었다. "여성만? 남녀 차별 아냐? 누구나 이용하는 우체통으로 하지."

맞는 말이다. 그래서 시범운영을 하는 거다. 예측이 어려우니 우선 여성가족과 전문기관과 지역자원, 여성단체를 연계 시켜 안전망을 짜봤다.

고민은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결된다고 말한다. 문자, 이메일 등 상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무료상담을 해주니까 힘들면 고민만 하지 말고 분홍색 우체통을 찾아주시길 바란다.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라고 나미야는 말했는데 정말 공감한다. 메타버스가 대세인 요즘이지만 조용히 고민을 받아주는 우체통이 이 도시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모두들 힘내세요! <강현수 서귀포시 여성가족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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