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경찰 수사망을 피한 사기 도박단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사기 등의 혐의로 A(82)씨 등 8명을 지난달 27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8명 가운데 설계자인 A씨와 기술자 B(69)씨, 자금책 C(59)씨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10월까지 제주시에서 도박 경험이 없는 전직 교사 D(77)씨를 유인, 섯다 사기 도박으로 2억11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사전에 패를 미리 조작하는 속칭 '탄'으로 D씨를 속였다. D씨에게 9땡을 주면 공모자에게 이보다 높은 패인 장땡을 주는 방식이다.
당초 제주동부경찰서는 A씨 등이 혐의를 부인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무혐의'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수표 및 계좌 추적 등의 수사를 벌여 범행의 전모를 밝혀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대검찰청의 '7월 형사부 우수 업무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부실수사로 자칫 묻힐 뻔한 사건을 엄단한 사례"라며 "향후에도 국민 중심으로 일하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