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이 이번주부터 예·적금 상품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차를 두고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농협은행이 부동산담보 가계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11월 말까지 한시 중단하면서 신용대출 한도도 종전 연소득의 최고 2배에서 연소득 범위로 축소한 후 다른 은행들도 속속 한도를 연소득 범위로 줄이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인상이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하거나 전세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전세값을 인상해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층과 대출로 코로나19 상황을 견뎌온 자영업자들은 이자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0.5→0.75%) 인상함에 따라 다음주부터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린다. 신한은행이 30일 예·적금 금리를 0.2~0.3%p 인상하기로 했고, NH농협은행도 다음달 1일부터 0.05~0.25%p 올릴 계획이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이번주부터 기준금리 인상분을 수신금리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신금리 인상은 마이너스통장 등 개인신용대출 금리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개인신용대출은 만기 1년 단기채 금리와 연동돼 기준금리 인상에 먼저 반응하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의 주요 산정기준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수신상품 금리를 기준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10월 코픽스에는 수신 인상분이 반영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신 금리는 이미 상승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8월 기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농협은행 3.03%, 신한은행 3.40%, 제주은행 3.15%, KB국민은행 3.53%로 2%대는 찾아볼 수 없다. 1년 전인 작년 8월(농협은행 2.54%, 신한은행 2.34%, 제주은행 2.17%, KB국민은행 2.58%)과 비교하면 상승폭을 알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 평균금리도 작년 8월 농협은행 2.54%, 신한은행 2.52%, 제주은행 2.85%, KB국민은행 2.55%에서 올해 8월에는 각각 2.93%, 2.78%, 2.99%, 2.65%로 오른 상태다.
제주지역의 6월 기준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17조2976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이 5조1339억원이고, 나머지 12조1637억원이 기타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과 적금담보대출 등)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번에 그치지 않고 연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위기상황과 맞물려 그동안 유례없던 초저금리에 익숙했던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