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평동 폐유리자원화시설 놓고 행정-주민 갈등

도평동 폐유리자원화시설 놓고 행정-주민 갈등
폐유리자원화시설 반대대책위 27일 도의회 앞 시위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 거주… 아이·노인 건강 염려"
충분한 대화 없이 강행… 시설 등 검증 제대로 해야
시 관계자 "자원화시설 부재 시 처리 대란 올 수 있어"
  • 입력 : 2021. 09.27(월) 14:37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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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평동폐유리시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오전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유리자원화시설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민성기자

제주시 외도동 도평마을에 추진 중인 페유리자원화시설에 대해 주민들의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제주시는 폐유리를 처리하기 위해 자체 자원화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7일 제주시에 따르면 A업체가 도평마을에 건축연면적 1600㎡의 폐유리 자원화시설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 곳에는 1일 30t의 폐유리를 재생하거나 건축자재로 가공하는 자동화 처리시설 및 장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자원화시설이 들어서면 소주·맥주병은 세척과 소독작업을 거쳐 주류회사로 보내고, 그 외 깨진 병 등 잡병은 선별한 뒤 파쇄작업을 거쳐 유리제조회사로 보내진다. 재활용이 불가할 경우 녹여 건축자재로 활용하게 된다.

 그동안 도내 빈병 수집업체는 폐유리가 발생되면 선별과 파쇄작업을 거친 뒤 타 지자체 폐유리자원화시설에 반출해 처리해왔다. 규정대로라면 폐유리는 산업폐기물에 속해 공공처리시설인 봉개동 매립장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재활용 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민간업체가 중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도에는 연간 1만2000t이 넘는 빈병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를 받는 타 지역 폐유리자원화시설은 빈병에 온갖 이물질이 담겨 있기 때문에 받기를 꺼려하고 있어 폐유리자원화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A업체가 지난 6월 29일 폐유리자원화시설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시는 주민들이 사업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외도동주민센터에 사업계획을 알렸다.

 주민들은 시설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사업부지 내 주민들의 집단 거주지가 있고,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도평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도평동폐유리시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오후 2시30분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과 면담을 갖고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에는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마을 내에 폐유리처리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은 사기업 특혜 오해 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시설에서 배출하는 오폐수나 유리가루로 인해 주변 환경이 오염될 수 있어 적극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업체는 사업계획서만 제출한 상황이고, 인·허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업체에서 사업설명회를 진행, 인원이 저조해 설명회를 재개최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빈병 및 폐유리 등 도내 반출·반입을 금지하게 되면 처리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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