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제주, 숲이 미래다 11] 4.도시숲을 말하다 (6)민간 참여 활성화와 조례 제정

[청정제주, 숲이 미래다 11] 4.도시숲을 말하다 (6)민간 참여 활성화와 조례 제정
관 주도로는 한계… 민간 부문 참여·협력 이끌어내야
  • 입력 : 2021. 09.28(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타 지방 민간·기업 참여 활발
제주는 저조…공기업 등 외면
지난 6월 도시숲법 시행 따라
도, 관련 조례 제정 과제로
도시숲 총량제 등 내용 중요

제주도는 전체 산림면적(8만22㏊)의 절반 정도가 조림으로 이뤄졌다. 지난 1974년부터 제주도 전체 산림면적의 48%인 4만2600㏊를 조림했다. 도시숲 조성에도 매년 수 십 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올해도 모두 16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도시숲 및 가로수 조성, 공익조림, 내나무갖기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회색빛 도심에 푸르름을 더하는 등 도시숲 확대 등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진 조림사업이나 도시숲 조성 등은 대부분 제주도와 양 행정시 등 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단기간에 조림면적을 늘리고 도시숲의 양적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 건물로 둘러싸인 신산공원은 제주시의 대표적 도시공원으로 녹음이 우거지고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연중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한라일보 DB

그렇지만 나무심기를 비롯 도시숲, 혹은 생활권내 녹색공간 확충은 관 주도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 부문의 참여와 호응 없이는 조성·관리에 있어서 지속적인 성과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일방적인 관 주도 보다는 시민과 기업 등 민간이 함께하는 참여형 도시숲 조성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제주지역의 경우 특히 다른 지방에 비해 개인이나 도시숲트러스트 같은 단체, 기업 등 민간부문의 참여는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민간단체에서 참여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단순 참여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여주기식 이벤트성에 그친다는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

민간이 도시숲 조성 관리에 참여하는 도시녹화 운동은 지난 2013년 시작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도시숲트러스트 35개가 조직돼 나무심기 등 다양한 도시숲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아직까지 도시숲트러스트가 조직돼 있지 않다.

청정 환경을 자랑하는 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도에 도시숲트러스트 같은 조직이 구성돼 있지 않는 것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행정에서 도시숲트러스트 조직을 구성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과 유인책 등이 필요하다.

이뿐이 아니다. 제주도 기업이 도시숲이나 도시공원 조성 등에 나선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른 지역에 비해 기업의 수가 적고 규모의 영세성 등 어려움이 있지만 도시숲의 중요성, 기후변화가 초래할 영향 등에 대한 관심 부족 탓도 크다.

올해 식목일 기념으로 (사)제주생명의숲 회원들이 식목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공

다른 시도의 경우 일찍부터 도시숲, 도시공원 조성에 기업의 참여가 활발하다. 서울의 대표적 도시숲인 서울숲은 서울그린트러스트를 비롯한 70여 기업·단체가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116㏊를 조성했다. 울산대공원은 (주)SK가 지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356㏊를 조성 후 기부채납하였다. 대전유림공원은 계룡건설이 5만7400㎡ 규모의 하천부지에 조성 후 대전시에 기부채납한 도시숲이다. 대전시 계족산황톳길은 (주)선양이 14㎞의 황톳길을 조성 명소로 떠올랐다.

특히 제주도 산하 공기업의 참여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도내 공기업이 사회공헌활동(CSR) 지원 사업으로 나무심기나 도시숲 조성 등에 정책적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청정 환경을 유지해나가기 위한 제주도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그동안 도민이나 민간부문 혹은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제주도의 정책적 의지 또한 미흡했던 것이 현실이다.

현실적으로도 도민과 민간부문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마중물 정책들이 부족하다. 재정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과 제도적 장치들을 보완해가야 한다.

도시숲 조성 등은 근본적으로 현대 도시가 마주한 다양한 문제와 얽혀 있다. 교통문제와 도로, 보행권, 도시개발, 이용자의 편익 등 여러 사안들을 고려한 정책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사안이다. 산림 관련 특정 부서만이 아닌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조성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도시숲의 지속가능한 양적 확대와 질적 기능을 추구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도 차원의 제도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조례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 6월 10일부터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도시숲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제주도 차원에서도 조례 제정이 과제도 떠오르고 있다.

도시숲법에 따르면 도시숲은 도시에서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과 체험활동 등을 위하여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을 말한다. 여기에는 넓은 의미로 생활림(명상숲, 마을숲, 경관숲), 가로수(가로숲) 등이 포함된다.

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도시숲·생활숲·가로수의 조성을 위한 토지·공간의 확보와 기반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도시숲 등의 조성·관리 활성화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의 역할도 분명히 하고 있다. 10년마다 관할 지역에 대한 도시숲 등 조성·관리계획을 수립,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도시숲 등이 전체 면적이 유지, 증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필요한 계획을 수립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도시숲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주지역도 대규모 개발 등으로부터 녹지공간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도시숲 총량제 도입에 대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 쾌적한 삶의 질을 제공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개발로부터 녹지공간의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시숲 총량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도시숲 조성·관리에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설치 및 운영 지원근거도 조례에 마련해야 한다. 도시숲법에는 도시숲지원센터 설치 운영이나 민관 협의체의 구성 등을 통해 도시숲 등의 효율적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 만큼 조례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가 매우 중요하다. 조례 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지역 실정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 나가야 한다.

제주도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도시숲법이 제정된만큼 제주도에서도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며 "제주도의회 차원에서 의원 발의로 오는 11월쯤 도시숲 관련 조례를 의회에 상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81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