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상자 가격 인상에 제주 농가 '겹시름'

골판지상자 가격 인상에 제주 농가 '겹시름'
원지가격 상승에 골판지상자 업체 지역농협 공급가 25% 인상
인건비·물류비 인상에다 상자값도 올라 농가소득 감소 불가피
  • 입력 : 2021. 11.04(목) 18:46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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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감귤 출하. 한라일보DB

원자재값 상승으로 제주산 감귤·감자·브로콜리 등 농산물 포장용 골판지상자 가격이 크게 올라 농가 경영비가 상승하고 있다. 가뜩이나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 입장에선 포장 상자값이 오르면 경영비 부담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 등에 따르면 감귤 주산지 소재 지역농협에 공급되는 골판지상자 가격이 작년보다 25% 올랐다.

 골판지상자 가격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계통계약하는 3개 업체와 계약단가를 결정하면 지역농협에서는 이를 기준가격으로 삼아 골판지상자 제조업체와 계약해 포장상자를 공급받아 왔다. 작년 농협중앙회가 골판지상자 제조업체와 계약한 단가는 감귤 10㎏(칼러) 상자는 920원, 5㎏(컬러) 상자는 670원이었다. 또 감자 20㎏(컬러) 상자는 1050원, 브로콜리(백색) 8㎏ 상자는 1070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골판지상자 제조업체에서 원지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농협중앙회에 상자별로 25.0~30.4% 인상 가격을 제시했다. 농협중앙회는 농가부담 등을 고려해 9월 14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업체와 4차례 가격협의에 나섰지만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4차 협의에선 농협중앙회가 화학비료 인상분과 동일한 14.8%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와의 협의가 불발된 상황에서 감귤출하가 시작되자 감귤을 생산하는 지역농협별로 골판지상자 제조업체와 작년보다 25% 인상된 가격에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한 골판지상자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내 제지업체에서 구입하는 골판지 원지가격이 최근 1년 사이에 3차례 오르면서 사용량이 가장 많은 원지는 50%정도 올랐지만 모두 공급가격에 반영하지는 못하는 상태"라며 "농협중앙회와 4차례 가격협의를 벌였지만 계약가격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감귤 주산지 지역농협별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도내 한 지역농협 조합장은 "올해 인건비와 물류비가격이 올랐는데 여기에다 포장상자 가격까지 25% 오르다 보니 결과적으로 농가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제지의 원자재인 펄프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되는데, 국내 제지업체의 펄프 수입가격은 8월 기준 침엽수류가 t당 906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3% 올랐고, 활엽수류 펄프는 t당 742달러로 63.5% 올랐다. 국내 폐지(신문지) 가격도 작년 9월 ㎏당 84원에서 올해 9월 152원으로 80.9% 인상됐다. 같은기간 골판지 폐지는 ㎏당 76원서 149원으로 96.1% 올랐다.

 농협지역본부 관계자는 "골판지상자 제조업체와의 4차례에 걸친 가격협의가 불발되면서 감귤 주산지 지역농협별로 골판지상자 가격을 계약했지만, 앞으로 이보다 중앙회에서 낮은 가격에 계약단가가 정해지면 일부 조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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