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가 시작됐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우리의 일상은 큰 제약을 받았다면, 지금은 길고 길었던 시간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잃었던 일상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위드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크게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제주의 방역망은 입도 관광객 급증으로 위협받고 있어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달 말 한자리 수를 기록했던 신규 확진자는 지난 3~4일 각각 17명씩 발생하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주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 5일 4만2057명으로 위드 코로나 이전에 견줘 하루 평균 1300명가량이 늘었다. 여행기업 부킹닷컴의 11월 국내 여행지에 대한 예약 현황자료에 따르면 10위권 가운데 예약이 많은 관광지에서 1위(제주)와 2위(서귀포)를 차지했다. 아직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로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국민들은 국내여행을 선호하고 특히 해외여행의 기분을 낼 수 있는 제주를 최우선 순위로 손꼽고 있다.
여기에 제주도민들도 모처럼만의 해방감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은 느슨해졌다. 지난 '불금'에는 도내 전역에서 식당가가 불야성을 이뤘다. 자정이 넘도록 술자리가 이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후 10시까지만 영업함에 따라 간단하게 1차로 끝났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다.
문제는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과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들의 감염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10대(1차 13.9%, 2차 0.5%) 확진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2~15세 접종 대상자의 예약률도 29.4%에 불과하다. 여기에 전면 등교가 이뤄지고, 연말연시를 맞아 잦은 회식 등에 따른 신규 확진자 발생은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 주가 일상 회복의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11월 중순부터는 바이러스 활성이 높아질 수 있어, 미접종이나 불완전 접종 상태인 사람들은 스스로 방역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접종을 마친 어른들도 주변의 가족들을 위해 항상 경각심을 갖고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가 마치 완전한 '해방'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앞으로 2~3주가 중요하다고 의학계는 보고 있다. 일반 국민이나 자영업자나 모두가 정신적·경제적으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방역에 소홀히 한다면 그 파장을 막기에는 또 다른 더 큰 피해를 담보해야 한다.
그동안 통제됐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개인 방역을 허술하게 한다면, 사랑하는 우리의 자녀는 물론 손자손녀, 친구와 이웃까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 때문에 저마다의 슬기로운 위드 코로나 생활이 필요하다.
<백금탁 제2사회부장 겸 서귀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