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두산의 11대3 승리로 끝났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두산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팬들은 긴 가을 축제를 즐기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PO)를 거치면서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의 변화'를 겪고 있지만, 두산 더그아웃은 점점 더 뜨거워진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이미 7경기를 했지만, 최소한 4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쳐 가을 무대 첫 시리즈인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두산은 기적 같은 행보로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했다.
이 사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도 탄생했다.
두산은 1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2차전에서 11-3으로 승리하며 7년 연속 KS 진출에 성공했다.
'최초 기록' 2개가 쌓였다.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날 두산은 구단 통산 185번째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러, 101번째 승리(1무 83패)를 거뒀다.
9일 대구에서 벌인 PO 1차전을 6-4 승리로 장식하며 KBO리그 최초로 통산 포스트시즌 100승을 채운 두산은 하루 만에 자신들이 보유한 포스트시즌 누적 승리 기록을 바꿔놨다.
한국프로야구가 태동한 1982년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두산은 가장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며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다.
원년 멤버인 삼성(179경기 77승 7무 95패), KIA 타이거즈(97경기 57승 2무 38패)와의 격차는 크다. 삼성과 KIA는 포스트시즌 통산 경기와 승리 부문 2, 3위를 달린다.
연속 기록도 작성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KS 진출에 성공했다.
2007∼2012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2010∼2015년 삼성이 보유한 6년 연속 KS 진출 기록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두산이 7년 연속 KS를 치르는 동안 '2년 연속 KS에 진출한 팀'이 없다는 것도 이례적이다.
두산은 2015년 '전통의 명가' 삼성과 챔피언 자리를 놓고 다퉜다.
2016년에는 신흥 강호 NC 다이노스, 2017년에는 명가 재건을 노린 KIA와 만났다.
2018년 KS 상대는 SK였고, 2019년에는 키움 히어로즈, 2020년에는 NC를 상대했다.
두산의 올해 KS 상대는 kt wiz다. 두산이 7년 연속 KS를 치르는 동안 상대하는 6번째 팀이다.
두산이 '왕조의 시간'을 누리는 동안, 여러 팀이 도전자로 나섰다.
SK 왕조, 삼성 왕조 때와는 다르다.
SK는 6년 연속 KS에 진출하는 동안 두산(2007·2008년), KIA(2009년), 삼성(2010∼2012년) 등 3팀만 만났다.
삼성도 SK(2010∼2012년), 두산(2013, 2015년), 넥센 히어로즈(2014년) 등 3팀만 상대했다.
두산 왕조의 지휘자는 김태형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준PO부터 올해 PO까지 포스트시즌 56경기를 치러 36승 20패, 승률 0.643의 놀라운 성적을 냈다.
KS 우승 10회에 빛나는 김응용 전 감독의 포스트시즌 통산 승률 0.632(55승 5무32패)보다 높다.
김 감독은 KS를 제외한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PO에서는 한 번도탈락의 고배를 마시지 않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1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2021년), 3번의 준PO(2015, 2020, 2021년), 4번의 PO(2015, 2017, 2020, 2021년)를 모두 뚫고 KS에 올랐다.
앞선 6차례 KS에서는 세 번 우승(2015, 2016, 2019년)과 세 번의 준우승(2017, 2018, 2020년)으로 희비가 교차했다.
올해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 가장 낮은 승률(0.522·71승 8무 65패)과 순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가을 타짜'의 위용을 과시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PO를 모두 거쳐 KS에 진출하는 최초의 기록을 썼다.
2016년 LG 트윈스, 2017년 NC, 2018년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통과에는 성공했지만, PO에서 패해 KS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이번 가을 두산이 치른 7경기 중 5번이나 등판한 두산 오른손 불펜 이영하는 2021년 험로를 뚫은 개척자다.
이영하는 2일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7일 LG와의 준PO 3차전, 10일 삼성과의 PO 2차전에서 구원승을 거뒀다.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PO에서 승리를 챙긴 건, 이영하가 처음이다.
두산은 14일부터 kt와 7전4승제의 KS를 치른다.
기적 같은 가을을 보내는 두산이 올해 안에 구단 포스트시즌 통산 승리를 105승으로 늘리면, KBO리그 최초로 단일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PO, KS에서 모두 승리하는 대기록을 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