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재의 목요담론] 지질공원의 숨어있는 이야기를 물려주자

[이수재의 목요담론] 지질공원의 숨어있는 이야기를 물려주자
  • 입력 : 2021. 11.25(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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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망에 가입한 이후 해마다 어김없이 수월봉 지질트레일 행사가 있는데 올해는 지난 주말에 개최됐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의 자긍심이 올라가고 오징어와 수월봉 쿠키도 덩달아 잘 팔려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자 우리나라의 지질유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건전한 활용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지질공원 제도가 추진되었다. 당시에는 지질공원으로 될 만한 곳이 얼마나 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워 제도화하는데 쉽지 않았지만, '공원'이라는 명칭 때문에 ‘자연공원법’에 지질공원제도를 담았다.

2012년 제주도와 울릉도가 '국가' 지질공원으로 처음 인증됨에 따라 국내에도 지질공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은 국내에 국가지질공원이 13개소가 있으며, 세계지질공원도 제주도를 비롯해 청송, 무등산, 한탄강 지역이 유네스코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지질공원에는 지질공원 해설사들이 지질을 포함해 그들이 살아온 지역의 이야기를 방문객에게 꾸밈없이 전해준다. 이들은 생태나 문화 해설가를 겸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지질'을 이해하는 순간 그들 자신이 더 균형잡힌 사람이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과학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지질공원은 일반인에게 '지질학'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아울러 흥미로운 지질구조를 해석하면서 대중의 과학화도 도모할 수 있다. 제주도 주상절리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지만 그속에 숨어있는 결정학과 관련성을 청소년에게 쉽게 말해 줄 수 있는 좋은 현장학습 장소이기도 하다.

그동안 지질공원을 소개하고 전파하는 동안, 이제 새로운 그룹이 생겨서 지질공원이 이제 더 발전과정에 들어섰음을 느낀다. 이들은 지질공원의 유래와 그 전파과정에 흥미를 느끼고 있으나 그런 정보를 알려주는 자료가 없어서 구전으로만 듣는 것이 전부임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올해 제주도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도 개최되고, 국내 서너 곳과 북한의 백두산 지역이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내는 등 지질공원은 이제 본격적인 도약 단계로 진입했다. 이에 더 이상 기억이 혼미해지기 전에 지질공원 백서를 발간해 우리의 후손이 이런 재미있는 제도가 어떻게 시작되고 확산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질유산은 우리와 관계없이 계속 자연의 한 부분으로 남아 후에 해석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밝혀낼 수 있지만, 우리의 기억은 그것을 간직한 사람이 사라지면 영구히 없어진다. 자, 지질공원에 조금이라도 참여하신 분이라면 기억의 조각을 모아서 흥미로운 백서를 만들어 보자. 귀중한 정보 유산이다. <이수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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